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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22. 11:48해외여행

집합 시간에 다시 광장 성모상 주위로 모인 우리 일행은 본격적으로 이발사의 다리를 건너 궁전으로 올라갔다.

이발사의 다리에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온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루돌프 2세의 아들 줄리어스는 요양차 이곳을 찾았다가 이발사의 딸 마르케타에게 반해 그녀와 결혼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침실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되자 왕자는 마을 사람을 의심하여 살인자가 스스로 나타날 때까지 마을 사람을 매일 한 사람씩 죽이기 시작하였다.

더 이상 마을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딸의 아버지인 이발사가 자신이 그 살인자라며 자수하였다.

왕자는 아버지를 처형하였는데 사실 살인자는 정신병을 앓던 왕자 자신이었음이 나중에 밝혀진다.

황제는 아들도 교수형에 처해 이발사의 억울한 죽음을 보상했다고 전해지고 마을 사람들은 이 이발사의 희생을 기려 이 다리를 이발사의 다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전제왕권 시대를 살아가야 했던 힘없는 서민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 슬픈 결말의 일화였다.

다리 중간 교각 부분에는 십자고상과 더불어 카렐교에서 보았던 고해성사 신부의 수호성인 성 얀 네포무츠키의 동상도 볼 수 있어서 그가 체코인이 사랑하는 성인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경사가 급하지 않은 오르막길을 오르면 체스키크룸로프 성에 다다른다.

이 성은 프라하 성 다음으로 큰 성이라고 하는데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았다.

실내 유물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성 가운데 길을 지나는 데는 비용이 없다.

가이드는 잠시 그늘에서 성에 대해 설명해 주었지만 지금 구체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없다.

성 벽면의 해 시계와 건물 난간에 대해 설명해 주었던 기억은 있는데, 패키지여행의 장점이자 단점인 것이 들을 때는 아~~ 그렇구나! 하다가 뒤돌아서면 다 잊어버리는 것......

성문을 나와 자메츠카 정원으로 가는 길은 지대가 높아 아름다운 체스키크룸로프의 마을을 조망할 수 있었다.

따라서 굳이 입장료를 내고 전망탑에 올라갈 이유는 없어 보였다.

중간중간에 포토존이라고 할 만한 공간들이 있어 기념사진을 남기며 올라갔다.

티 없이 깨끗한 파란 하늘을 바탕으로 총안을 통해 조그마하게 내려다보는 붉은 지붕의 마을 모습도 아름다워 카메라에 담아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