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22. 12:07ㆍ해외여행-동유럽
가파르지 않은 언덕길 끝에는 자메츠카 정원이 있다.
오늘의 마지막 관광지.
자메츠카 정원은 영주의 개인 정원인데 산 정상 부분을 다듬어 다른 유럽식 정원과 마찬가지로 좌우 대칭의 조형미를 보여주고 있으며 끝부분에는 신화 속 인물의 부조와 더불어 조그만 분수가 설치되어 있다.
서민은 출입할 수 없는, 영주도 서민이 사는 마을을 거치지 않고 직접 올수 있도록 산과 산 사이에 높은 다리를 만들어 철저히 고립된 소수의 귀족만을 위한 정원.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이 이제는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세계적인 명소가 되어 이 마을 사람들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으니 시대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곳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어도 집합 시간까지는 조금의 시간이 남아 나무 둥치로 만든 간이 의자에 앉아 다른 일행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보다 연배가 높은 부부도 있었고 신혼여행차 온 듯한 젊은 부부도 있었고 학생인 듯한 젊은이도 있었다.
평화로운 시대에 소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이역만리 이곳 체코의 외진 마을에 이렇게 많은 수의 한국인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물론 우리도 그중 두 명이긴 했지만...
정원 관람을 끝으로 오늘 보아야 할 곳은 다 보았다.
당일치기 여행으로 왔지만 조그만 마을에서 하루를 묵으며 관광객이 없을 때 한적한 중세 마을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시간이 되어 숙소 근처에 있는 베트남 쌀 국숫집을 찾아갔다.
딸아이가 우리에게 꼭 가보라고 권해 주었던 집인데 다행히 숙소 인근에 있어서 잠시 헤맸지만 곧 찾았다.
프라하는 주택 사정이 열악해서인지 여기도 지하에 음식점이 있었다.
우리는 소고기 쌀국수와 튀김 2개를 주문하고 식탁에 앉아 기다렸더니 베트남 할머니 한 분이 큰 쟁반에 음식을 들고 왔다.
내가 대신 국수 그릇을 옮겨 주었더니 희미한 미소로 감사를 표시해 주었다.
모처럼 국물이 입안으로 흘러 들어가자 속이 편안해졌다.
딸아이는 인생 쌀국수라며 극찬했는데 난 그냥 그런 쌀국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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