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6-부다페스트-세체니다리

2022. 7. 17. 13:21해외여행

국회의사당을 나서 다뉴브강의 푸른 물결을 보면서 세체니 다리 쪽으로 조금 발걸음을 옮기면 콘크리트 제방에 신발들이 널려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무슨 버려진 신발인가 하겠지만 또 다른 슬픈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한 기념 조형물이다.

독일이 헝가리를 점령하고 있을 때 독일군은 인종청소를 위해 이곳에 거주하던 수많은 유대인들을 이곳 다뉴브강에 세워 놓고 신발을 벗게 한 다음 총을 쏘아 죽이고 그 시신을 다뉴브강에 떠내려 보냈다고 한다.

연원을 알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슬픔의 현장인 것이다.

평화의 시대에 우리는 이곳을 관광 왔지만 100년도 채 안 되는 과거에는 이곳이 인간성 말살의 비극적 현장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숙연한 마음으로 조형물을 지나 발걸음을 옮겼다.

세체니 다리.

다리 하나 잘 만들어 세계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재주를 헝가리인들은 가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다리 이름은 헝가리의 영웅 세체니 이슈투반에서 연유한 철제 현수교인데 1849년에 완공되었다고 하고 다리 입구 좌우에는 사자가 한 마리씩 앉아 있어서 사자 다리라고도 한다.

북서쪽의 부도 지구와 남서쪽의 페슈트 지역을 연결해 주어 부다페스트의 통합에 기여했다는 유서 깊은 다리이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사자를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자신했던 작가는 사자의 흠결을 찾아내면 자살하겠다고 하였는데 어린아이 하나가 사자에 왜 혀가 없냐고 하여 상심한 작가가 다뉴브강에 몸을 던졌다고 하는 믿거나 말거나 전설......

어디를 봐도 같은 모양이기 때문에 우리는 가장 가까운 다리에 있는 사자를 만나 혀가 있는지 확인해 보았더니 혀는 보이지 않았다. 아이 이야기가 틀린 이야기는 아닌 모양이다.

이로써 걸어서 다닌 우리의 첫날 일정은 끝이 났다.

우리는 시내를 구경하며 걸어서 숙소로 돌아와 저녁 찬거리를 위해 숙소 근처 식료품점인 spar를 찾아갔다.

생수 종류가 다양해서 조금 헷갈렸는데 현지인에게 물어보았으나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

결국 미네랄 워터를 사야 하는데 스파클링을 사는 바람에 한동안 탄산수를 마셔야 했다.

계산할 때 나랑 대화를 나누었던 현지인 아주머니는 자기가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엄청 미안해하였다.

아직까지는 때묻지 않은 순박함을 볼 수 있었다.

자유여행의 좋은 점, 쉬고 싶을 때 쉬고 자고 싶을 때 자는 자유로움을 만끽하였다.

고기와 과일 같은 기본 식품의 값은 우리와 비교할 때 훨씬 저렴하여 스테이크와 샐러드, 빵과 요구르트, 과일과 맥주 등으로 푸짐한 저녁식사를 하고 운동 삼아 낮에 갔던 곳을 다시 다녀와 하루를 마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