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7-부다페스트-유람선

2022. 7. 17. 13:53해외여행

저녁식사를 직접 만들기가 귀찮아진 우리는 집 근처 팝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해결하기로 하고 나섰다.

부다페스트가 동유럽 3개국 중 물가가 가장 저렴하다고는 하지만 정통 레스토랑은 만만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우리는 돈가스 비슷한 음식을 주문하고 흑맥주 두 잔을 주문하였다.

음식은 약간 짭짤하였지만 감자튀김과 함께 먹으니 얼추 간이 맞았다.

가늘고 긴 파울러너 글자가 세로로 인쇄된 전용 유리잔에 담겨 나온 흑맥주의 풍미는 훌륭했다.

동유럽의 맥주 맛은 아직도 잊히지 않을 정도로 훌륭해서 우리나라의 곳곳에 다양한 가양주나 막걸리가 있는 것처럼 이곳 동유럽에도 자부심 강한 다양한 맥주들이 곳곳에서 생산되고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어둠이 본격적으로 내리기 전에 우리는 미리 봐 두었던 데크 10 선착장으로 갔다.

부다페스트의 도나우 강가에는 수많은 유람선 선착장이 있는데 그중 이곳 데크 10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유람선 가격이 가장 저렴했고 또 한 번 티켓을 사면 몇 번이고 탈 수 있어서 한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주머니가 가벼운 서양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선착장은 엘리자베스 다리 아래 있었는데 도착했을 때는 이미 줄을 길게 서 있었다.

수병 모자를 쓴 청년이 티켓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어리숙한 관광객에게 티켓값만 받고 도망가는 사기꾼도 간혹 있어서 실제 유람선의 직원인지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8시쯤 되어 배에 올랐다.

탑승시간은 50분 정도.

먼저 국회의사당 쪽으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간 다음 방향을 돌려 엘리자베스 다리 아래 겔레르트 요새 주변에서 회항하는 코스였다.

배는 두 척을 교대로 운항하는 것 같았는데 큰 배와 작은 배였다.

다만 작은 배가 사진을 남기기에는 좋은데 배의 흘수가 낮아 강가로 최대한 가깝게 배를 운항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조명을 받아 빛나는 국회의사당을 최대한 가까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뉴브강의 바람을 맞으며 눈앞에서 왔다가 사라져 가는 도시의 야경을 천천히 음미하였고 배가 회항할 때에는 오른쪽 산 정상에서 황금빛 조명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는 어부의 요새, 마차슈 성당, 부다 궁전과 겔레르트 요새 위에 있는 겔레르트 성인의 동상을 감상하였다.

우리는 첫날은 큰 배를, 다음 날에는 작은 배를 타고 두 번 다뉴브강을 오르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