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25. 09:25ㆍ이런일저런글
아내가 며칠 전부터 어릴 적 의성군 안계에서 살 때 엄마가 푹 삶아 살을 찢어 주던 닭백숙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아내는 예전에 돌아가신 장모님의 손 맛이 망 60이 되어서도 그리운가 보다.
마침 딸 아이가 이모와 출산휴가차 스코틀랜드에서 나온 이종 사촌과 함께 양평으로 1박 2일 놀러 간 틈을 타 옛 추억을 살려 닭백숙을 해 보기로 했다.
황교익 선생의 말따라 닭은 어느 정도 커야 고기도 많고 육수도 진하게 우러나오는지라 큰 닭을 사기로 하고선 우선 근처 산본 이마트를 들렸다.
그런데 1kg의 닭 외에는 팔지 않아 집 앞 산본 전통 시장을 들렸더니 1.5kg 정도의 닭을 팔고 있었다.
가격은 14,000원.
이마트의 닭은 9,900원인데 30% 할인 쿠폰이 있었으니 7,000원 정도 인데 한 마리론 맛도 맛이려니와 두 사람이 먹기엔 부족해서 두 마리를 사야 하니 14,000원이 소요되었다.
결국 같은 비용이 드는 셈이었다.
닭을 사면서 흐믈흐믈한 식감과 과도한 기름기를 싫어하는 아내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닭껍질을 제거하고 꽁지와 날개 끝 부분을 잘라 달라고 부탁하니 선선하게 처리해 주었다.
더구나 똥집이라고 하는 근위도 3개나 덤으로 주어 전통시장의 인심을 알 수 있었다.
오가피와 황기 그리고 대추가 들어간 백숙용 팩을 2,500원에 같이 구매해서 집으로 왔다.
지저분한 닭을 깨끗하게 씻고 남아 있던 기름 덩어리를 제거한 다음 백숙용 팩과 불린 2인분의 찹쌀을 삼베 주머니에 넣고 50분 정도 삶았다.
뜨겁게 데운 넓은 접시에 삶은 닭고기를 건져 얹고 잘 익은 찹쌀밥을 함께 먹으며 딸이 회사에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아온 이강주를 반주로 한잔 하니 더 바랄 것 없는 푸짐한 만찬이 되었다.
먹고 남은 고기는 잘게 찢어 불린 고사리와 버섯 등에 양념을 더 넣어 닭개장을 만들어 두었다.
이번 주 내내 푸짐한 양식이 될 것이다.
오늘의 성공을 발판 삼아 다음 번에는 오리백숙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기름진 그릇을 설거지하는 것은 늘 그래왔듯이 아내의 몫이다.
나는 요리 담당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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