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7-송림사.동명저수지

2022. 10. 27. 15:18국내여행

누님의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다.

향년 86세.

영국과 캐나다에 사는 자녀들이 다 모이자 기다렸다는 듯이 가셨다고 하였다.

조금은 더 사실 수 있는 아쉬운 이별.

사흘 장례기간 동안 빈소를 지켜야 하는 누님을 대신해 같은 연세의 어머니를 돌봐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문상도 겸하기 위해 누님의 호출을 받고 대구에 갔다.

환절기를 맞아 잇따른 지인의 타계 소식에 울적해진 어머니의 정신건강을 위해 시간을 내어 팔공산 자락에 있는 송림사를 찾았다.

대구에 들릴 때면 찾아오기를 여러 차례인 익숙한 절집이다.

팔공산 자락의 넉넉한 부지에 자리 잡은 고찰이다.

입장료도 주차비도 없는 조용한 절이다.

여타 절처럼 일주문이나 사천왕상은 없는데 대웅전은 고색창연하다.

대웅전을 살짝 빗겨 서 있는 5층 전탑이 아름답다.

울긋불긋 단풍이 진 호젓한 경내를 어머니와 손잡고 한 바퀴 걸었다.

이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동명저수지에 조성된 시민공원을 찾았다.

전국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식상할 법도 한 출렁다리를 함께 걸었다.

평일에도 주차장은 차량으로 가득 차 있고 저수지 둘레길에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90을 바라보는데 아직도 꽃을 사랑하는 어머니.

한 시간 정도 바람을 쐬고 집으로 가는 길에 며칠 전 보았던 국화를 사고 싶다고 하셨다.

꽃집에는 제철을 맞은 국화가 가득했다.

그중 두 녀석을 업어 집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두 달 동안 어머니에게 환한 미소를 보여 주어 어머니의 울적한 심사를 날려 보내주기를 바래본다.

1층 베란다 앞을 수놓은 만수국.

어머니가 씨를 얻어 심은 것이라고 한다.

아침저녁으로 운동하다가 이곳에서 앉아 쉬면서 꽃구경하는게 낙이라고 하신다.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1029-성원식육식당  (0) 2022.10.29
20221029-군위묘원  (0) 2022.10.29
20221020-가평-시골밥상-여행경비  (0) 2022.10.20
20221020-가평-남이섬  (0) 2022.10.20
20221019-가평-루안펜션  (0) 2022.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