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09-베네치아공항-귀국

2022. 7. 16. 11:05해외여행

6월 9일 금요일,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다.

인상 좋았던 아프리카 계 매니저가 만들어 준 맛있는 커피와 간단한 빵으로 조식을 해결하고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호텔과 메스트레 역 중간 지점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10여 분 걸어 나왔다.

베네치아 공항으로 가는 공항버스표는 출국 전 정상가보다 조금 할인된 가격으로 미리 예약을 해 두었다.

그렇지 않으면 호텔 로비에서 베포라토를 구매하듯 구매할 수도 있다.

아침 공기는 산뜻하고 하늘은 맑아 비행기 이륙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듯했다.

지난 16일 동안 비를 만난 것은 코모와 그제의 산 마르코 광장 밖에는 없을 정도로 날씨가 좋았다.

30분 만에 도착한 공항은 조그마해서 가방을 맡긴 후 무엇을 사려고 해도 살 만한 것이 없었다.

우리는 남은 동전을 소진하기 위해 초콜릿을 기념품으로 사고는 남은 긴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야 했다.

이탈리아를 떠나며 남들이 수없이 겪었던 도난, 분실, 연착, 일정 지연과 같은 돌발 상황 없이 무사히 여행을 마치게 되어 깊은 안도감을 느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나만을 믿고 먼 나라를 따라나선 아내!

소소한 쇼핑 때문에 나를 조금 지치게도 하고 때로는 나보다 더 당황하여 나를 힘들게도 했지만 우리 두 사람은 정말 아무 일 없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렸다.

하지만 우리는 한동안 밤낮이 바뀌어 고생해야 했다.

유럽여행의 단점이라면 시차가 정반대여서 원상 복귀하는데 최소 일주일 정도의 고통스러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리라.

핸드폰과 카메라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 파일들을 컴퓨터와 외부 저장 장치로 옮기고 시간 날 때마다 여행의 추억을 사진 책으로 남기기 위해 포토북 제작업체의 홈페이지를 드나들었다.

첫 유럽여행을 배낭여행으로 다녀온 우리는 어쩌면 짠 내 투어 수준의 여행을 했을지 모르겠다. 인당 경비가 300만 원을 넘지 않았던 것이다.

한 번에 많은 지역을 다니겠다는 욕심에 많은 관람시간이 소요되는 유명한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을 제외한 데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익스트림 액티비티를 전혀 시도하지 않은 탓이기도 하였다.

우리는 비싸지 않은 기념품을 지인들에게 돌리며 무사한 여행에 대한 귀국신고를 마쳤고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책인 포토북도 근 한 달 만에 책장의 한구석을 장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