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28-휴휴암

2022. 9. 14. 09:31국내여행

피자와 냉커피와 팥빙수로 점심을 해결한 우리는 대기줄이 줄어 한가해진 천국의 계단에서 다양한 포즈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다음 일정인 휴휴암으로 향했다.

휴휴암은 7번 국도변에 있는 조그만 암자인데 해수관음보살상과 황금 종이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암자 입구가 좁아 차량이 교행할 수 없고 고개 넘어 있는 주차 공간도 협소하므로 관광객이 많을 때는 국도 옆 공터에 차를 세우고 걸어가는 것이 편할 수 있다.

조그만 암자이다 보니 주차비나 입장료는 없다.

입구 우측에는 부처님 진신사리 15과를 모신 토굴 형태의 굴법당이 있다.

우리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 친견했다.

그때 사악한 생각이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진짜일까?

부처님의 사리는 2만과 가 넘는다고 하니 진짜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오대산 적멸보궁에서는 땅속에 묻어 놓고 경배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입장료도 받지 않고 친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니 같은 진신사리를 모시는 방법이 너무나 상이하였다.

바다를 등진 곳에 세워진 관음상의 손에는 황금색 약병이 들려져 있고 주변에는 16명의 나한상 조성되어 있었다.

관음상 좌측에는 황금색의 대형 종이 설치되어 있는데 누구나 무료로 칠 수 있었다.

아내와 금자 씨는 조심스럽게 3번 종을 쳤다.

언덕 아래로 내려가면 해변과 암반이 바다와 마주한 공간이 나온다.

그런데 암반을 지나가는 중간에 방생용 물고기를 보관하고 있는 수조가 보였다.

큰 것은 한 마리 만 원, 작은 것은 세 마리 만 원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바다 가운데 튀어 올라온 바위에는 방생장이 있고 그곳에는 같은 종류의 황어들이 바글거리고 있었다.

큰 바다로 나가지 않아도 관광객들이 잡아먹지 않고 오히려 사료를 수시로 뿌려주니 물고기들도 그런 환경에 적응한 모양이었다.

그때 또다시 사악한 상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자비심이 충만한 보살거사님들이 많아 방생용 수조의 물고기가 떨어지면 어디서 보충할까?

혹시 밤늦은 시간에 관광객들이 없을 때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곳 방생장의 황어를 뜰채로 떠서 다시 수족관에 넣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 해도 황어의 입장에서는 방생장에서도 수족관에서도 삶을 이어갈 수 있으니 부족함이 없을 것이고 고기를 방생하는 보살거사님은 자신의 자비심을 시현하니 좋고 황어가 그렇게 한번 방생장과 수족관을 왔다 갔다 하면 휴휴암 주지의 통장에는 만 원이 찍히니 상부상조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사악한 상상을 이야기했더니 아내와 금자 씨와 종훈 씨는 그럴듯한 이야기라며 배를 잡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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