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5-강릉

2024. 11. 25. 16:32국내여행

어느덧 아내와 혼인한 지 35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매년 이때는 겨울바다를 보기 위해 동해를 찾곤 했다.

올해는 속초와 삼척을 두고 저울질하다 엉뚱하게 강릉으로 낙착되었다.

강릉은 우리에게 인연이 깊은 도시다.

연애시절 정안수 떠놓고 검은 머리 파뿌리될 때까지 변치 않는 사랑을 하자고 약속한 곳이었고, 결혼 후 첫 기념여행을 온 곳이기도 하다.

10시 30분 집을 나섰다.

먼저 들린 곳은 강릉솔향수목원.

그런데 월요일은 휴무란다.

미리 알아보지 못했다고 아내로부터 잔소리를 들었다.

그나마 다행하게도 입장은 가능했다.

주차비와 입장료는 없었다.

급하지 않은 경사의 계곡에 마련된 수목원에는 이름에 걸맞게 소나무가 큰 키를 자랑하며 하늘을 향해 뻗어 있었다.

갈수기인데도 계곡에선 물이 돌돌돌 소리 내며 흘러 산책길의 훌륭한 반주가 되어 주었다.

하늘정원과 온실을 둘러보았다.

우리 부부 외에는 일하는 직원들만 보여서 수목원을 전세 낸 듯하였다.

아내가 결혼기념일을 맞아 특별히 강릉시장에게 전화해서 수목원전체를 우리가 쓸 수 있도록 비워두라고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겨울채비를 위해 잎을 덜어낸 앙상한 나무들이 많았지만 호젓한 산책이 되었다.

이어 30분을 달려 숙소에 짐을 풀었다.

카루 89 펜션인데 가성비가 좋은 숙소였다.

도보로 5분이면 경포해변 데크의 북쪽 끝에 다을 수 있어 위치도 좋을 뿐더러 주택가에 있어 번화가의 소음에서도 자유로웠다.

아내와 경포해변을 걸었다.

왕복 1시간.

지난 세월을 되짚어보며 서로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였다.

짧은 겨울해가 태백준령을 넘어가자 해변엔 어둠이 찾아왔고 해변을 거닐던 많은 관광객들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우리도 숙소로 돌아와 차를 타고 초당두부마을로 가 바닷물로 간수를 써 만든 순두부로 저녁을 해결했다.

그리곤 완전히 어두워진 바다를 다시 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늦은 밤 과자와 캔맥주로 결혼 35주년을 자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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