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05-프라하-프라하성-까렐교-야경

2022. 7. 23. 09:57해외여행

잠시 휴식을 취한 우리는 우리는 트램을 다시 타고 바츨라프 광장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기념품을 사야 하는 쇼핑 타임이었다.

아내는 화장품을 사야 한다며 이곳저곳을 힘들지 않은 기색으로 다녔고 나는 상점을 찾느라 구글 맵을 열심히 검색해 주어야 했다.

이것저것 소소한 물품이 쇼핑백에 담겨갈 무렵 어느 기념품점에서 클림트의 키스 작품을 새겨 넣은 커피잔 세트를 발견하였다.

비엔나의 벨베데레 궁에 있는 기념품점에서 보았던 것이었는데 그곳 가격은 상당했으나 이곳에서는 물가 탓인지 3만 원 정도로 저렴해 보였다. 

나는 여행을 다니면 머릿속이나 사진 속에 남긴 추억이 기념품이라는 생각이 강한 터라 빈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면 아내는 주변에 챙겨야 할 지인들이 너무나 많아 쇼핑에 많은 관심을 쏟곤 했다.

그렇다고 비싼 것을 사는 것도 아니지만 그럴 시간에 집에서 쉬는 것이 낫지 않을까 속으로 불평하곤 했었다.

그렇다 보니 정작 우리에게는 기념품 다운 기념품이 없었다고 봐야 했다.

우리는 이 커피잔 세트를 이번 여행의 기념품으로 사기로 하고 거금을 지출하였다.

숙소로 돌아와 구매한 기념품을 두고 다시 길을 나서 해거름의 프라하성과 카렐교를 찾았다.

석양의 햇빛을 받아 비투스 성당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시간이 좀더 지나자 이젠 황금빛 나트륨등이 성당을 비추기 시작했다.

우리는 천천히 오전의 스냅촬영 장소를 되집으며 카렐교로 내려왔다.

카렐교는 부다페스트의 세체니 다리와 달리 오래된 석조 다리로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 사람 전용의 다리다. 

난간 주위로는 30개의 성상이 있는데 중간 즈음에는 유명한 고해성사 신부의 수호성인 성 얀 네포무츠키의 석상을 볼 수 있다. 

머리 주위로 별 다섯 개가 있는 석상이 바로 그분이다. 

이 성인은 프라하 시민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성인이라는데 바츨라프 4세 왕의 재위 시 왕비의 불륜을 의심한 왕이 왕비의 고해성사를 들은 이 신부에게 고해성사 때 왕비가 말한 내용을 말하라고 명령했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고해성사의 비밀을 지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왕이 성인의 혀를 자르고 그 시신을 블타바 강에 버렸다고 하는데 나중에 십자가를 손에 쥔 채 부패하지 않은 모습으로 강변에서 발견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성인이다. 

성인의 시신을 던진 장소에는 별도의 청동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의 성인을 만지며 소원을 빌어 성인의 몸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우리도 성인의 청동상을 만지며 짧은 기도를 올렸다. 

다리 주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며 멀리 보이는 프라하 성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고 곳곳에는 음악을 연주하는 길거리 악사나 캐리커처를 그려 주는 화가들이 있어 프라하 최고의 관광명소임을 알 수 있었다.

이제는 완전히 어두워진 카렐교를 뒤로 하고 숙소로 돌아와 보람찬 하루를 마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