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04-체스키크룸로프-자메츠카정원

2022. 7. 22. 12:07해외여행

가파르지 않은 언덕길 끝에는 자메츠카 정원이 있다.

오늘의 마지막 관광지.

자메츠카 정원은 영주의 개인 정원인데 산 정상 부분을 다듬어 다른 유럽식 정원과 마찬가지로 좌우 대칭의 조형미를 보여주고 있으며 끝부분에는 신화 속 인물의 부조와 더불어 조그만 분수가 설치되어 있다.

서민은 출입할 수 없는, 영주도 서민이 사는 마을을 거치지 않고 직접 올수 있도록 산과 산 사이에 높은 다리를 만들어 철저히 고립된 소수의 귀족만을 위한 정원.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이 이제는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세계적인 명소가 되어 이 마을 사람들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으니 시대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곳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어도 집합 시간까지는 조금의 시간이 남아 나무 둥치로 만든 간이 의자에 앉아 다른 일행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보다 연배가 높은 부부도 있었고 신혼여행차 온 듯한 젊은 부부도 있었고 학생인 듯한 젊은이도 있었다.

평화로운 시대에 소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이역만리 이곳 체코의 외진 마을에 이렇게 많은 수의 한국인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물론 우리도 그중 두 명이긴 했지만...

정원 관람을 끝으로 오늘 보아야 할 곳은 다 보았다.

당일치기 여행으로 왔지만 조그만 마을에서 하루를 묵으며 관광객이 없을 때 한적한 중세 마을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를 타기 전에 다시 유료 화장실에서 시름을 덜어내고 출발하였고 처음 출발했던 프라하 중앙역에 우리를 내려 주었다.

저녁시간이 되어 숙소 근처에 있는 베트남 쌀 국숫집을 찾아갔다.

딸아이가 우리에게 꼭 가보라고 권해 주었던 집인데 다행히 숙소 인근에 있어서 잠시 헤맸지만 곧 찾았다.

프라하는 주택 사정이 열악해서인지 여기도 지하에 음식점이 있었다.

우리는 소고기 쌀국수와 튀김 2개를 주문하고 식탁에 앉아 기다렸더니 베트남 할머니 한 분이 큰 쟁반에 음식을 들고 왔다.

내가 대신 국수 그릇을 옮겨 주었더니 희미한 미소로 감사를 표시해 주었다.

모처럼 국물이 입안으로 흘러 들어가자 속이 편안해졌다.

딸아이는 인생 쌀국수라며 극찬했는데 난 그냥 그런 쌀국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