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8. 13:50ㆍ해외여행-베트남.캄보디아
여행 사흘째,
오늘은 근처 톤레사프 호수를 관광한 후 하노이를 거쳐 할롱베이로 이동하는 날이다.
모두들 시간에 맞춰 짐을 꾸리고 식사를 마친 후 로비에서 가이드를 기다렸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먼저 예정된 쇼핑센터를 들렸다.
보석 전문점.
모두들 내려 한국인 사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저렴한 보석부터 비싼 다이아몬드까지 진열장 이곳저곳을 구경하였다.
한국에도 체인점이 있어 하자가 있을 경우 환불이나 수리가 용이하다고 하였다.
대구 처형이 마음에 드는 보석 제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귀국 후 제품에 문제가 있어 아내가 명동에 있는 지점을 방문하여 환불하여야 했다.
시간에 여유가 있어 가이드가 원하면 말린 과일을 살 수 있는 가게를 들릴 수 있다고 하였다.
다들 말린 망고 같은 것은 주변 친지에게 부담 없이 선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몇 개씩 샀다.
다시 버스는 남쪽으로 이동하여 톤레사프 수상가옥촌으로 향했다.
한참을 달린 버스에서 내려 호수 안으로 들어가는 배에 올라탔다.
어린아이들이 밧줄을 매고 푸는 모습을 보니 한참 배워야 할 나이에 아버지를 따라 생업전선에 뛰어든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호수 물은 항상 황토 빛이라고 한다.
수상가옥에 사는 현지인들은 상수도 시설도 하수도 시설도 없으므로 이 물을 식수로도 생활용수로도 하수처리용으로도 사용한다.
이곳 사람들이 돈을 벌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생수를 사 먹는 것이라고 가이드가 말해 주었다.
세상에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있고 긴 것과 짧은 것이 동시에 존재하지만 한쪽에서는 우주비행선을 타고 달을 탐사하는 반면 한쪽에서는 아직도 문명의 기본적인 혜택조차 누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 안타까웠다.
배는 천천히 수면을 가로질러 호수 가운데 선착장에 도착했다.
이곳 선착장에 오는 길에 수상가옥 주변을 살펴보니 마트, 주유소, 식당, 학교와 같은 기본적인 사회 시설이 다 배 위에 갖추어져 있고 심지어 한국에서 온 선교사가 세운 교회까지 있다고 하였다.
수상가옥에는 베트남 인이 많은데 주로 베트남 내전 때 전쟁을 피해 국경을 넘어온 사람들이라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하였다.
선착장에서 내려 다시 소형 거룻배에 두 명씩 나누어 타고 호수에 있는 맹그로브 숲을 저어 나가는 것으로 이곳 관광은 시작된다.
열대의 따가운 햇살 아래 고요한 맹그로브 숲의 정적을 깨는 것은 나룻배를 젓는 삿대 소리뿐이다.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적막감이 주위를 감싸고돌았다.
그렇게 한 바퀴 숲을 지나면 많은 배들이 지나다니는 수로로 나오게 되고 이어 조금 더 나아가 선착장에 도착하면 톤레사프 호수의 관광은 끝이 나게 된다.
구릿빛 얼굴의 현지인 사공은 센스 있게도 여성 관광객에게는 화관을 만들어 준다.
남자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이로써 캄보디아에서의 모든 관광 일정이 끝이 났다.
현지인 가이드와 한국인 가이드 그리고 우리를 실은 버스는 공항으로 달렸다.
오후 늦은 시간 이제 시엠레아프 공항을 떠나 하노이 공항을 거쳐 할롱베이로 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공항 안에는 외국인 가이드는 들어올 수 없고 현지인 가이드만 들어올 수 있다고 하여 현지인 가이드가 출국장 입구까지 우리를 배웅해 주었다.
우리는 약간의 금액으로 감사를 표했다.
비행기는 1시간여를 날아 어둑해질 무렵 우리를 하노이 공항에 내려 주었다.
입국 심사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모두들 쉽게 짐을 찾고 출국장을 나섰다.
이곳에서 하노이를 담당하는 현지인 가이드를 만나야 했다.
그런데 다른 일행들은 모두 가이드가 알아서 찾아와 관광객을 데려가는데 우리를 맞아주어야 할 가이드가 보이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두들 긴장하였지만 여행을 책임지고 있는 나로서는 더욱 막막하였다.
우선 관광안내소로 가서 짧은 영어로 가이드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고 하나투어 하노이 사무실로 전화해 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으나 토요일 늦은 오후라 사무실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길지 않은 여행 일정이라 현지통화가 가능한 유심칩도 준비해 오지 않아 더 문제였다.
캄보디아 가이드의 전화번호가 있는 안내문을 찾아 전화해 보았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나는 하나투어를 믿고 출국장에서 계속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가족들을 설득하여 진정시켰다.
그렇게 30여 분의 시간이 지났을까 한 젊은이가 헐레벌떡 뛰어오면서 한국말로 연신 미안하다며 늦었다고 사과하였다.
공항에 미리 도착해 기다리던 중 현지 경찰에게 검문을 당해 해명하고 처리하느라 늦었다는 것이다.
같이 온 한국인 가이드는 공항에 출입할 수 없어 버스에서 기다려야 했으므로 일이 꼬이고 만 것이다.
가이드를 만났으니 낯선 하노이 공항에서 노숙해야 하는 상황은 피하게 되었으니 안심은 되었으나 그 다음엔 분노가 치솟았다.
가이드의 안내로 할롱베이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한국인 가이드도 사과의 말을 연신 하였으나 나는 귀국 후 하나투어 본사에 어떻게 클레임을 걸어야 할까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일행들은 안심이 되어 마음이 풀어졌으나 나 홀로 표정이 변하지 않는 것을 본 가이드가 내게 다가와 다시 사과하며 대신 여행 일정 내내 자신이 잘 대접해 주겠으니 마음을 풀라고 당부하였다.
한국인 가이드는 하나투어 현지법인의 이사인데 관광객이 많아지는 때에만 잠시 가이드 일을 맡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하였다.
만남 시간이 지체되어 벌써 주변은 어두워지고 있었다.
저녁식사 시간이 지나가고 있어서 버스는 할롱베이로 가는 도중 쌀국수 집에 들러 저녁식사로 대신하였다.
그런데 버스 안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매캐해 견디기 어려웠다.
가이드에게 부탁하여 외부 공기를 차단하니 조금 나았지만 하노이의 공기질은 정말 좋지 않았다.
근 네 시간을 달려 할롱베이의 호텔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다른 관광객들은 모두 잠들 시간이어서 우리는 조용히 각자 배정된 방으로 들어가 짐을 풀고 베트남에서의 첫 날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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