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29-로마-포로로마노

2022. 7. 10. 14:11해외여행-이탈리아

정말 짧은 관람을 뒤로하고 포로 로마노를 향해 걸었다.

걷는 길 오른쪽으로 맨땅의 운동장 같은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키르쿠스 막시무스. 번역하면 대형 경기장 정도...

로마시대에는 여기서 전차 경기가 열렸다고 한다.

벤허의 유명한 4두 마차 경기를 연상하면 될 것이다.

영화 속에서는 관람석과 경기장 내부의 조각상 등을 볼 수 있는데 지금 볼 수 있는 것은 그저 황량한 모래바닥뿐이다.

세월의 무상함이 밀려왔다.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진행하여 만나게 된 포로 로마노 매표소.

개선문과 콜로세움 그리고 포로 로마노를 한꺼번에 관람할 수 있는 통합 입장권을 샀다.

사실 개선문이야 보이는 것이 전부이고, 포로 로마노의 내부는 지나온 카피톨리노 박물관의 뒤편 베란다에서 오히려 더 잘 볼 수 있으며 콜로세움도 내부는 볼 게 별로 없다는 평이 많아 입장권을 구매하지 않고 둘러보고만 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특히 나는 포로 로마노 안 길을 걸어보고자 로마에 왔으므로 다소간 지출을 감내하였다.

햇살이 내리쬐는 포로 로마노 안은 부서진 기둥들과 벽돌 건물의 잔해 그리고 키 작은 나무들의 조합이었다.

 

그러나 2천 년 전 이곳은 바바리안이라고 불렀던 국경 너머 야만인과의 전쟁을 결의하는 원로원과 그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장군들이 에쿠스라고 부르던 흰색 말 4마리가 이끄는 전차를 타고 화려한 개선식을 거행하던 로마 제국의 중심지였다.

로마제국의 최번성기 때의 영역을 보면 북으로는 스코틀랜드 남쪽 전부, 서쪽으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전역, 동쪽으로는 라인강과 다뉴브강 서쪽 전부, 남쪽으로는 북부 아프리카와 이란, 시리아, 이스라엘, 터키, 발칸반도 전역을 아우르는 지역이다.

그러던 로마가 동서로 분열되더니 마침내 476년 오토아케르의 침입에 서로마 제국의 멸망으로 이어졌다.

400년의 팍스로마나는 꿈속의 일이 되었고 그 이후 유럽은 한 번도 통합의 역사를 가져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