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0-매생이굴떡국
2023. 1. 10. 13:40ㆍ이런일저런글
경상도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나는 직장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매생이국을 먹어 본 적이 없었다.
아마도 나의 첫 매생이 국 경험은 너무 뜨거워 입 천정이 다 벗겨졌던 것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기억도 희미하지만 직장이 있던 충무로 부근 어디 식당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내가 갑자기 매생이 국을 먹고 싶다고 했다.
집 앞에 있는 전통시장에서 한 덩이 2,000원을 주고 두 덩이를 업어 왔다.
푸르고 가는 실이 엉켜 있는 매생이를 찬물에 세 번 헹구어 체에 담아 놓고 곁들일 굴도 씻어 놓았다.
마늘 몇 쪽을 다져 넣고 매생이와 굴을 넣은 다음 참기름을 두르고 볶아 주었다.
그런 다음 버섯과 배추와 파를 넣은 후 미리 준비한 멸치다싯물을 넣고 끓여 주었다.
새우젓으로 밑간을 하고 마무리 간은 집간장이나 까나리액젓을 넣으면 끝.
씻어서 볶고 육수 붓고 간 보는 것으로 끝이 나니 요리라고 할 것도 없을 정도로 간단하지만 맛은 훌륭하다.
생각보다 국의 양이 많아 덜어서 떡국을 끓이니 걸쭉하면서도 담백한 매생이 굴 떡국이 되었다.
먹다가 실수하면 아바타의 나비족처럼 얼굴에 푸른 실선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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