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14-부산 이모

2023. 4. 14. 18:05이런일저런글

어머니는 2남 5녀의 넷째.

덕분에 나는 어머니의 사랑 외에도 어머니의 사랑과 맞먹는 이모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이름 대신 사시는 곳에 따라 대명동 이모, 고령 이모, 부산 이모, 대신동 이모라고 부르며 방학 때마다 폐를 끼치곤 했다.

세월이 흘러 이제 대명동 이모와 고령이모는 별나라로 가시고 부산 이모도 90을 바라보신다.

워낙 거리가 멀어 부산 이모를 못 본 지도 십수 년.

그런데 어머니가 버켓리스트라며 부산이모를 보고 싶다고 말하셨다.

어머니의 살아생전 버켓리스트로는 이번으로 아마도 네 번째.

가는 길에 대신동 이모도 같이 모시고 길을 나섰다.

이모는 사촌형님 내외분과 같이 살고 계셨다.

예전엔 부산의 연산동에 거주하셨는데 지금은 부산의 신도시인 기장으로 옮기셨다.

덕분에 가는 길이 줄어 100분 만에 집에 도착했다.

모두들 오랜만의 해후라 이야기 꽃이 만발했다.

택배일을 하시는 형님의 배려로 인근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끝으로 어머니의 소원을 풀어드렸다.

돌아오는 길.

대신동 이모의 성화로 커피를 얻어먹었다.

자기가 더 부자라며...

어머니는 이제 부산 이모를 만나 원을 풀었다며 만족해하셨다.

왕복 세 시간 반의 운전으로 몸은 힘들었지만 보람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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