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15-은퇴 1주년

2023. 4. 27. 16:05이런일저런글

30여 년을 다니던 회사에 출근하지 않게 된 지 1년이 지났다.

세월은 무심히도 흘러 백수가 된 지도 1년.

초기에는 아내와 모든 일상을 같이 보내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사소한 일들로 부딪혔지만 이제는 서로에 대한 한계점을 알게 되어 비교적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1년 무엇을 했을까?

우선 평일에 자주 여행을 갈 수 있었다.

가까운 곳은 당일로, 조금 먼 곳은 1박 2일로.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예민한 아내인지라 은퇴 전 꿈꾸었던 한 달 살기 같은 장기간 여행은 가지 못했다.

다음으로 평판 스캐너를 구입해 옛 사진들과 일기 같은 자료들을 파일로 만들었다.

평범한 인생이었지만 되돌아보고 정리하고자 하는 마음에 미리 자료를 만들어 두었다.

또 다른 일로는 족보를 한글파일과 엑셀 파일로 입력해 둔 것.

내가 어디에서부터 온 것인지 뿌리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족보를 만든 지 30년이 되어 새로 제작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종손이신 형님께 이 사실을 알렸더니 족보 증보판을 만들자고 하셨다.

네이버에 죽산최씨 카페를 만들어 입력해 두었던 파일을 올려 종친들과 나누는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틈틈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남겼다.

틈틈이 주제를 정하지 않고 손에 닿는 대로 읽고 쓰고 있다.

지금은 시저의 일대기를 소재로 한 소설을 읽고 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은 대구에 계신 어머니를 방문하고 있다.

연로하신 어머니가 별나라로 가시기 전에 자주 찾아뵈려고 한다.

친구들과의 모임은 부정기적으로 이루어졌다.

마지막으로 성당의 레지오에 재입단하여 교우관계를 복원했다.

운동으로는 가벼운 산책이나 등산으로 하루 만보걷기를 지키고 있다.

이렇듯 지난 1년간 있었던 일을 정리해 보니 은퇴 전 기대에 비해 크게 벗어난 것 같지는 않다.

은퇴해서 가장 좋은 점은 출근의 압박감이 없다는 것.

악성 민원인과의 입씨름을 더니 혈압도 떨어진 것 같다.

나쁜 점이라면 경제적 어려움과 나태해질 수 있는 습관 등이 있겠으나 미리 준비해 둔터라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남은 30년을 지금처럼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

말 그대로 여생... 덤으로 남은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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