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8-자그레브-아가바레스토랑

2022. 7. 25. 10:44해외여행

우산을 들고 올드타운으로 향해 구글 맵을 켜고 나섰지만 빗줄기가 굵어지고 있는 데다 어느 곳을 갈지 미리 정하지 못하고 나선 길이라 한동안 우왕좌왕했다.

맛집을 잘 찾아다니는 처제가 아가바라는 이탈리아 식당을 찾아서 가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였다.

다들 굶주린 상태라 이의가 있을 리 없었다.

작년 말에 대구은행에 입사했던 대구 형님의 아들-조카가 이번 여행에 이모 이모부들 모두에게 저녁식사라도 하라며 500유로를 환전해 주었기 때문에 비용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았다.

구글 맵이 알려주는 대로 식당이 좌우로 즐비한 골목길을 올라갔는데 정작 식당 간판을 찾을 수 없었다.

식당 주변을 두어 번 왔다 갔다 한 뒤에야 언덕길 위에 있는 조그만 간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비가 와서 조금은 쌀쌀했지만 우리는 실내보다는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과연 7명이 식사하려니 절차가 복잡했다.

웨이터는 우리를 잠시 기다리게 하고는 테라스 끝에 있는 좌석 두 개를 붙여 7명이 한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다음의 난관은 음식 주문.

나 이외는 영어가 불가능해 내가 도맡아 주문해야 했다.

스테이크를 원한 사람이 4명, 파스타를 원한 사람이 3명이었고 여기에 치킨 샐러드 2개와 수제 맥주와 와인 1병을 주문했다.

키 크고 잘생긴 웨이터는 나에게 주문한 하우스 와인을 가져와 코르크 마개를 연 뒤 시음할 수 있도록 잔에 조금 부어 주었다.

품격 있는 레스토랑에서 포도주를 주문하면 포도주를 담당하는 웨이터가 와서 이 포도주가 어디에서 몇 년도에 생산된 품격 있는 포도주라며 이야기하고 조금 따뤄 시음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주문자는 웨이터가 주문할 때 말한 포도주의 상태가 아니라고 생각되면 주문을 취소하고 다른 포도주를 주문할 수도 있다.

물론 추가 비용은 없다.

주문했던 음식들이 나오고 포도주도 각자의 잔에 1/3 채워졌다.

맥주를 주문했던 구미 동서에게도 맥주를 담당하는 웨이터가 와서 먹는 방법에 따라 세 개의 잔에 나누어 부어 주고는 자리를 피해 주었다.

우리는 건배를 외치고 기념사진을 찍은 다음 주린 배를 채우기 시작했다.

음식이 맛있어서이겠지만 배도 고팠을 때라 다들 맛있다며 음식을 먹고 마셨다.계산서를 받았을 때 하단에 팁 값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쓰여 있어서 웨이터에게 10% 팁을 포함한 새로운 계산서를 달라고 해서 카드로 결제하였다.

아직은 환전을 하지 않아 현금으로 계산할 수 없었던 것이다.

 

고급이던 저급이던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나니 배고픔으로 인한 짜증이 사라졌다.

그사이 비도 그쳐 이제 본격적으로 올드타운을 돌아보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