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24. 09:21ㆍ직장에서 있었던 일
비 오는 월요일, 김포 라마다 생활지원센터는 확진자 3명이 발생하여 이송 준비에 상황실이 분주합니다.
이곳의 하루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1. 인천공항 입국자 관리팀에서 단기, 장기 체류자를 구분하여 각 시설로 통보합니다.
2. 배정된 인원에 맞춰 객실 관리팀에서 방을 배정합니다.
3. 무료인 단기 체류자에게는 컵라면 같은 간식과 생수 등을 제공하고, 일 박당 12만 원인 장기 체류자에게는 좀 더 많은 물품과 14박 15일 동안의 식사를 제공합니다.
4. 외교부 파견 직원이 주의사항 등을 안내하고 코로나 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 후 입실합니다.
5. 입실이 끝나면 동선 전체를 방역팀에서 꼼꼼하게 소독합니다.
6. 식사 팀에서 현원 기준으로 하루 세 번 식사를 주문합니다. 식사는 일반식, 채식, 할랄, 죽 등 4가지로 주문하며 기내식을 연상하시면 됩니다.
7. 식사가 도착하면 국방부 파견 직원이 방호복을 입고 식사를 객실 앞으로 배달합니다.
8. 쓰레기는 배부된 봉투에 담아 객실 문 앞에 둡니다. 입소자가 사용한 침구류 등 입소자에게 제공된 모든 물품은 감염을 우려하여 모두 소각 처리합니다. 폐기물의 양이 엄청납니다.
9. 장기 체류자로부터 수시로 여러 가지 추가적인 요구가 상황실로 쏟아집니다. 물, 컵라면 등 지원 가능한 물품은 하루 세 번 시간을 정하여 방호복을 입은 국방부 팀을 통해 전달합니다.
10. 체류 기간이 만료되고 3번의 바이러스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면 퇴소합니다. 퇴소 시간은 대중없는 입소시간과는 달리 당일 0시, 7시 두 차례로 진행되며 이동 방법은 자차, 방역 택시, 방역 버스 2대로 제한됩니다.
11. 퇴실이 끝나면 다시 입실 준비를 위해 퇴실자의 모든 동선을 따라 소독합니다.
12. 좁은 공간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 보면 고의든 실수든 방을 나오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런 돌발 상황이 생기면 방으로 복귀하라는 방송을 하고 방호복을 입은 요원이 출동합니다. 다시 입실하면 방역팀이 동선을 따라 다시 소독합니다. 재 입실이 확인되면 구두 경고와 더불어 서면 경고장을 발송합니다.
13. 건물은 레드존과 그린존으로 구분됩니다. 레드존은 입소자 공간으로 방호복을 착용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린존은 지원인력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별도의 출입구가 있어 입소자와의 접촉이 원천적으로 차단됩니다.
14. 상황실의 모든 정보는 4개의 단톡방을 통해 주고받습니다. 카톡의 알림 소리가 쉴 틈 없이 울립니다.
15. 오후 5시를 기준으로 하루의 모든 일을 정리하여 팀별로 일지를 작성하여 보고하면 취합하여 다시 중대본에 보고하고, 확진자가 발생하면 즉시 특이사항으로 보고합니다.
16. 매일 10시 각 파견기관 대표자 회의를 통해 점검하고 변경된 사항을 공유합니다.
17. 같은 상황실 공간을 쓰다 보니 손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너 나 할 것 없이 모여 같이 일합니다. 간혹 피자 같은 간식도 서로 나눠 먹습니다.
18. 15일 동안 좁은 공간에서 생활해야만 하는 입소자도 고통스럽겠지만 일이 생길 때마다 전신 방호복을 입고 일해야 하는 국방부 팀, 의료진, 방역팀의 노고가 눈물겹습니다.
이런 일정들이 쉼 없이 매일매일 진행됩니다. 이런 일상 상황 외에도 수시로 돌발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만, 국가의 방역 방침을 현장에서 치밀하게 실행에 옮기는 상황반 요원을 지켜보면서 우리 국민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미력이나마 국가적 재난 극복에 일조할 수 있게 되어 뿌듯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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