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24. 09:24ㆍ직장에서 있었던 일
이곳 김포 라마다호텔 격리시설에 14일간 머물러야 하는 장기 격리 대상자의 다양한 요구는 전화나 메모를 통해 상황실에 전달됩니다.
1일 3교대로 24시간 근무 중인 상황실의 공단 직원은 생수나 스낵 같은 간단한 요구에는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신속하게 제공하려고 하나 간혹 심각한 상황으로 악화될 소지가 있는 미묘한 요구도 접하게 됩니다.
어제 접수된 메모는 저염식을 요구하는 식사 관련 단순 요구로 치부할 수 있었으나 신장질환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는 내용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우선 입소자의 희망 대로 배식 팀에 저염식 주문이 가능한지 도시락 납품업체에 확인해 보도록 통보하고 의료지원팀의 의사 선생님께 입소자의 건강 상태를 다시 확인하도록 부탁드렸습니다.
어제 입소한 두 몽골인은 입소 단계에서부터 부친의 간병을 사유로 1인 1실 입소 원칙에 반하여 2명분의 비용을 지불하고서도 한 방에 거주하겠다고 하여 상황실의 주의를 끈 바 있었습니다.
오늘 의사선생님의 문진으로 확인한 내용은 우리나라 병원에서 아들의 신장을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받기 위해 2주간의 격리를 무릅쓰고 우리나라에 입국한 것이었습니다.
단체식을 제공해야 하는 격리시설의 근본적인 한계로 인해 큰 수술을 앞둔 입소자의 건강이 장기간의 격리로 인해 악화될 가능성이 커, 관련 규정을 확인한 보건복지부 파견팀장님의 결정에 따라 수술이 예정된 병원과의 공조를 거쳐 조기퇴소 후 자가 격리하는 것으로 처리 방침이 정해졌습니다.
다행히 두 분 모두 입소 시 시행한 검사에서는 음성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런 예외 규정이 있다는 것을 당사자나 국내 병원 담당자가 파악하고 관계당국과 사전에 협의하여 대응한다면 장기 격리로 인해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불행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신장을 주기로 한 몽골 청년의 지극한 효심이 하늘에 닿아 두 분 모두 건강하게 고국 몽골의 대초원을 다시 볼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추신:야간 당직 근무 후 복귀하니 도시락 제작 업체는 체류 기간 중 최대한 저염식을 제공하기로 했고, 수술 병원인 안암 고대 병원은 수술 일정을 조정하여 24일 환자가 조기 입원할 수 있도록 협조하기로 하였습니다.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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