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8-경복궁

국밥 집으로부터 인사동길을 거쳐 대략 10분 만에 경복궁 매표소에 도착했다.

입장료는 3,000원.

대개 다른 유명 관광지가 1,000원인 것에 비하면 3배나 비쌌다.

하지만 절대 금액으로 보면 저렴한 수준.

그런데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무료입장까지...

정말 관광객들에게 우리나라는 너무 후한 것 같다.

덕분에 나도 3,000원을 아낄 수 있어 좋았다.

한복을 입으면 언제든 무료입장이 가능해서 정말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경복궁 경내를 활보하고 있었다.

지방에서 올라온 듯한 학생들도 많아서 고궁이 아이들 웃음으로 가득 찬 듯하였다.

시간이 12시 50분...

광화문에서 화려한 원색 복장의 조선군인들이 나타났다.

1시부터 수문장 교대의식이 진행된다고 미리 나와 준비 중이었다.

식이 시작되기까지 10분 동안의 여유가 있어 이 짧은 시간에 관광객들은 수문장들과 기념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수문장 교대의식은 대략 5분 정도로 짧았지만 전통 복장의 화려함이나 의식의 장중함을 나타내는 데는 충분했다.

광화문 뒤에 있는 흥례문...

경복은 기쁘고 복되다는 뜻이고 광화는 어둠을 헤치고 이 세상에 빛을 내린다는 뜻이며 흥례는 예의를 일으킨다는 뜻이니 아름답고 의미가 깊은 문 이름이다.

이렇듯 경복궁에 있는 여러 문의 이름은 삼봉 정도전이 유교의 세상을 이 땅에 구현하고자 하는 뜻으로 지었다고 하는데 그 출처는 모두 유교 경전인 4서 5경 안에 있다.

조선 건국 당시 동아시아를 지배하고 있던 국제 정치체계, 즉 황제를 친견하기 위해서는 5개의 문을 지나야 하고 왕을 알현하기 위해서는 3개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광화문을 포함한 3개의 문을 거치면 근정전이 나타난다.

근정전.. 왕이 갖추어야 할 통치 덕목 즉 성실하게 정치에 임하라는 훌륭한 이름의 건물이다.

외국에 나갈 때나 국내에 있을 때나 도대체 일을 하는지 안 하는지 못하는지 아니면 다른 여자가 하는지 법사가 하는지 도사가 하는지 알 수 없는 누구에게는 꼭 필요한 말인 것 같다.

가운데 길은 왕의 길이니 신하들은 옆문으로 다녀야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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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이름이 일화문과 월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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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문 이름 하나에도 음양의 조화를 생각한 듯 깊은 배려가 느껴진다.

근정전은 국가의 공식 행사가 치러지던 곳으로 예복을 차려입은 신하들은 품계석에 맞춰 도열해야 한다.

근정전 앞 품계석...

종 이품까지 오르셨던 나의 조상 두자 명자 쓰시는 문경 할아버지는 건너편 두 번째 줄에 서 계셨을 것이다.

조산인 관악산의 화기를 누르기 위해 곳곳에 불을 다스리는 해태가 조각되어 있다.

태조가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을 지은 후 수많은 화재가 있었으니 해태의 효험은 없었다고 하겠다.

그나마 임진왜란 때에는 왜군에 의해서가 아니라 선조가 한양을 버리고 피난했다는 소식을 들은 장예원에 소속된 한양의 노비들에 의해 불태워진 후 대원군이 다시 지을 때까지 근 270년 동안 폐허로 방치된 비운의 궁궐이었다.

경복궁은 대략 7,200여 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고 하는데 대부분 일제강점기 때 훼손되었고 지금은 하나씩 복원 중이라고 한다.

이런 대규모 토목공사를 위해 대원군은 당백전을 발행하여 그렇지 않아도 나쁜 조선의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었고 망국으로 가는 또 다른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근정전 천정을 장식하고 있는 쌍룡의 발가락 수는 7개...

황제가 있는 곳의 용은 9개의 발가락이 있다고...

평소 왕의 집무실인 사정전...

늘 백성을 생각하라는 뜻이 담긴 전각 이름이다.

근정전을 지나면 왕과 왕후의 사적 공간이 펼쳐진다.

교태전은 왕후의 공간이다.

왕후는 후사를 잇는 중차대한 의무를 다해야 했으므로 전각의 이름에서도 그 간절한 기원이 느껴진다.

광화문에서 시작된 일직선 상의 건물들을 비켜서면 경회루가 보인다.

경회루는 공식 연회가 열리던 곳으로 요즘으로 치면 영빈관이다.

수많은 어린 각시들이 종종걸음으로 걸어 다녔을 조그만 문들...

대장금이 생각나는 문이다.

경복궁의 가장 후미진 곳, 즉 가장 깊은 곳에 향원정이 있다.

사극에서 보듯 왕과 왕후가 함께 손잡고 거닐었을까?

여기까지 왔으면 경복궁의 끝까지 온 것이다.

경복궁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서...

https://m.100.daum.net/encyclopedia/view/b01g2919b

경복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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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경복궁의 25% 밖에 못 보고 있습니다 [중앙선 역사문화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