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동이

2024. 4. 18. 21:09이런일저런글

철 지난 드라마 보기 2탄으로 동이를 봤다.

2010년에 방영된 것이니까 무려 14년 전의 드라마인데 1시간 조금 더 걸리는 방송이 50회 차까지 있으니 장편 드라마인 셈이다.

그동안 숙종 대의 후궁이자 왕비까지 올랐다가 서인으로 강등되어 사사되었던 희빈 장 씨는 여러 번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가 되었지만 숙빈 최 씨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는 동이가 처음이라고 한다.

드라마는 어릴 적 모습과 장악원 노비 시절 그리고 후궁이 된 후의 일과 후일 영조가 되는 연잉군을 낳은 후의 모습 등 크게 4 부분으로 구분된다.

숙빈 최 씨가 한미한 집안 출신이어서 사료가 남아 있지 않아 작가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쉬웠을 것 같다.

드라마는 동이가 매 시기 어려운 고비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면서 가난한 이들을 향한 연민과 사랑을 담으며 해피엔딩이 된다.

덕분에 숙종과 숙빈 최 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위키백과를 찾아보게 되었다.

영조대왕이 되는 연잉군이 조선 역사상 유일하게 왕세자가 아닌 왕세제로 책봉되어 왕위를 이었고, 30세로 비교적 늦은 나이에 왕위에 올랐지만 조선 왕들 중 가장 오래 살면서 52년 동안 왕좌에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숙종의 다른 후궁들과 달리 숙빈 최 씨가 왕자를 셋이나 낳았다는 사실에서 드라마의 내용처럼 숙종은 여러 후궁 중 숙빈 최 씨를 특히 가까이한 것을 유추할 수 있겠다.

왕자가 여럿일 경우 대개 형제간의 불화로 인해 골육상잔의 비극이 일어나기 쉬운데, 경종과 영조 형제는 실제로 우의가 좋았다고 하며 숙빈 최 씨의 지혜인지 아니면 인원왕후의 지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인원왕후가 둘 모두를 양자로 삼아 경종 사후 순조롭게 영조로 왕위를 계승하게 한 것은 역사적으로도 드문 사례라고 할 만하다.

특히 경종이 왕위에 오른 후 소론 집안 출신인 인원왕후가 영조가 되는 연잉군을 역모죄로 죽이려고 한 소론 대신들의 뜻을 꺾고 그를 지켜 낸 것은 인원왕후의 인품이 높았음을 알게 해 준다.

그래서인지 경종이나 영조 모두 생모는 다르지만 적모인 인원왕후에게 효도를 다했다고 한다.

그나저나 적장자 출신의 왕은 단명하거나 쿠데타로 불행한 최후를 맞았던 조선의 다른 왕들과 달리 적장자 출신이면서도 아들인 영조 다음으로 46년간 왕좌에 있으면서 여러 차례 환국을 통해 절대왕권을 휘두른 반면, 그동안 왕비를 네 명이나 두어야 했던 숙종, 그리고 한때 사랑해서 경종이 되는 아들을 낳아 빈에서 왕비로 올린 장희빈을 자기 손으로 사사하게 만든 숙종에게 처복은 없었다고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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