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8. 20:41ㆍ이런일저런글
요즘 뜨고 있는 영화 파묘를 봤다.
금요일 오후 시간이라 관람석에는 여유가 있었다.
두 시간을 조금 넘는 상영시간이었지만 몰입감 있게 보았다.
이야기는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는 미국으로 이민 간 친일파의 후손에게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이 계속되자 이를 치유하기 위해 할아버지의 묘를 파내서 화장하는 과정을 다룬다.
대표적 친일파인 이완용의 후손이 따가운 시선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 간 후 국내에 있는 조부의 무덤이 계속 훼손되자 결국 파묘해서 화장한 것에서 영화의 모티브를 찾았는지도 모른다.
후반부는 파묘 과정에서 할아버지의 묘 아래 또 다른 묘를 발견하면서 일제가 모셔놓은 전쟁의 신과 벌이는 사투가 전개된다.
여기에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죽자 일본 고유의 종교인 신도 의식에 따라 그를 신으로 만들기 위해 죄수의 목을 벤 칼을 부장 해서 묘를 세워서 매장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우주선이 날아다니고 인공지능이 개발되고 있는 시대에 무당, 귀신, 정령, 풍수지리 같은 이야기는 시대감각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친일로 부를 축적한 이와 그의 후손이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등 우리 사회의 곳곳에 지배 계층으로 온전하게 남아 있는 우리 현실을 생각해 보면 우울해진다.
독재자 박정희는 술에 취하면 일본군 장교복을 입은 채 말을 타고 청와대 경내를 돌았다고 한다.
다른 나라 보수는 자기 나라와 민족이 최고라고 주장하는데 자칭 우리나라의 보수 할아버지 할머니는 미국이나 일본을 추종하고 엉뚱하게도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거리를 행진한다.
35년 동안 일제의 교육을 받은 이라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의식 속에 이런 찌꺼기가 남아 있을 것이다.
지금이야 전국 곳곳에 일제가 박아놓았던 쇠말뚝은 다 뽑았을 것이다.
그리고 풍수지리를 모르는 일본인이 그런 의도로 쇠말뚝을 박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35년의 일제 강점기 시대에 교육을 통해 일제가 우리 의식 속에 박아놓은 자학사관의 쇠말뚝은 끝까지 찾아 뽑아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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