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6. 15:27ㆍ해외여행-멜버른.시드니
호주 9박 12일의 여행이 끝났다.
그 경험을 글로 남겨 둔다.
<< 3인 여행비용 >>
ㅇ 총액 8,031,000원
ㅇ 이동비용 3,629,000원(45.2%)
- 항공권 2,246,000원
- 멜버른 5일 렌트비 580,000원
- 멜버른 통행료 32,000원
- 시드니 2일 렌트비 366,000원
- 시드니 통행료 32,000원
- 주유비 205,000원
- 우버 67,000원
- 주차비 17,000원
- 버스비. 페리비 76,000원
- 국제면허증 8,500원
ㅇ 숙박비 2,257,000원(28.1%)
- 그레이트오션로드 1박 265,000원
- 멜버른 4박 660,000원
- 시드니 3박 1,065,000원
- 포트스테판 1박 267,000원
ㅇ 식비 1,254,000원(15.6%)
ㅇ 투어비용 753,000원(9.3%)
- 퍼핑투어 283,000원
- 마루동물원 90,000원
- 돌핀투어 크루즈 117,000원
- 낙타 타기 113,000원
- 블루마운틴 시닉월드 150,000원
ㅇ 기타 137,900원(1.7%)
- 유심 15,900원
- eta 55,000원
- 여행자보험 67,000원
<< 여행시기 >>
항공권 가격을 감안해서 10월 중순에서 하순으로 정했다.
11월이 넘어가면 호주 여행의 성수기가 시작되어 항공권 가격이 비싸졌기 때문이었다.
10월의 호주 날씨는 따뜻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조금 한기를 느끼는 수준이었다.
개인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반팔, 반바지 차림의 현지인도 많았다.
11월이면 체감 온도상으로는 최상의 여행시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출발 일주일 전부터 멜버른과 시드니의 날씨를 점검했지만 아침과 저녁에 조회되는 날씨가 달라져 있었다.
바닷가의 도시고 봄철의 변화무쌍한 날씨 탓이리라.
하지만 여행 내내 비 예보는 어긋났고 우리는 10일 동안 비 없는 쾌적한 여행을 하는 행운을 누렸다.
<< 항공 >>
처음으로 중국의 남방항공을 이용해 보았다.
걱정과는 달리 별 무리가 없었고 기내식도 나쁘지 않았다.
수화물도 실수 없이 제때 나왔다.
더 좋았던 점은 멜버른 도착시간이 오전 9시 30분이고 시드니 출발시간이 밤 10시 15분이라 이틀 치의 숙박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야간비행에 따르는 고통은 피할 길 없다.
승무원이 모두 중국인인데 우리의 외모가 중국인과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서비스를 제공할 때 영어보다는 먼저 중국어로 물어본다는 것이 단점이 되겠다.
<< 입국 >>
고기, 야채, 포장되지 않은 음식, 식물, 씨앗 같은 일반적인 물품에 대해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지만 라면, 햇반, 볶음김치 같은 음식제품은 신고만 정확하게 하면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우리도 음식물이 있다고 신고했고 레드라인을 따라 검역관을 만났지만 고기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했더니 짐검색 없이 바로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유리창 너머에는 가방을 열고 짐을 일일이 손으로 수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멜버른 당일 투어 때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며칠 전 한국인이 입국할 때 샌드위치를 신고하지 않고 들여왔는데 검색에서 적발되어 3,500 aud, 한화로 약 300만 원이 넘는 벌금을 맞았다고 하소연하였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따라서 규정을 잘 지키고 음식물이 있으면 반드시 먼저 신고해야 한다.
<< 이동 >>
멜버른 5박 동안 차를 빌렸다.
가장 저렴한 건 식스트 렌터카로 5박 6일 사용하는데 풀커버 보험 포함해서 58만 원 정도였다.
기간이 짧아 하루 빌리는 단가가 높을 수는 있지만 미국 렌터카 비용이 하루 4-5만 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다소 비싼 수준이었다.
예약은 식스트렌터카 홈페이지에서 했다.
차가 있으니 멜버른 근교의 유명 관광지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다.
멜버른의 다운타운은 무료트램을 이용했다.
숙소도 도보로 무료트램 정거장을 갈 수 있는 사우스뱅크 아파트를 에어비엔비에서 빌렸다.
이곳은 또한 무료주차가 가능했다.
시드니에서는 버스를 이용했다.
이를 위해 출국 전 트레블카드와 쏠트레블카드를 준비해서 100 aud를 미리 환전해 두었다.
두 카드를 동시에 써보니 신한은행의 쏠트레블 카드가 조금 더 유리했다.
버스 이용은 우리와 같아서 탈 때와 내릴 때 모두 카드를 찍어야 한다.
버스에서는 안내방송이 없으므로 구글지도를 켜서 내릴 곳을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
카드 태그는 버스가 운행 중일 때는 할 수 없고 정차중일 때만 가능하다.
타고 내리는 시간이 충분하므로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사흘 내내 버스와 맨리 해변을 오가는 크루즈를 탔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1 aud만 결제되었다.
정상인지 알 수 없지만 우선은 저렴해서 좋았다.
(여행이 끝나고 일주일이 지나자 대중교통 요금이 추가로 7,000원 결제되었다. 그리고 3주가 지나자 추가로 하루 8,800원이 청구되었다. 결국 시드니 사흘동안 1인당 대중교통요금은 하루 9,000원 정도였다.)
포트스테판과 블루마운틴을 다녀오기 위해 마지막 이틀은 허츠에서 차를 빌렸다.
이틀 빌리는데 풀커버 포함 35만 원이었다.
시내지점에서 빌리고 공항에서 반납하는 비용까지 포함한 금액이다.
예약은 여행과 지도 사이트에서 했다.
시드니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할 때와 호텔에서 렌터카를 빌리러 갈 때는 우버를 타기로 했다.
출국 전에 우버앱을 설치해 두고 결제수단도 미리 등록해 두었다.
무거운 가방을 끌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엔 체력이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계획에는 없었지만 오페라하우스 구경 중 체력이 방전되어 맥콰이어리 체어에서 숙소까지 우버로 이동하게 되어 모두 3번 이용했다.
처음 사용하는 앱이었지만 사용이 직관적이어서 편리했다.
<< 운전 >>
핸들이 오른쪽에 있다는 것과 좌측통행이라는 점만 유의하면 큰 문제가 없다.
도로 사정도 도시 내 고속도로가 잘 되어있고 지방에서는 회전교차로가 많아 신호대기로 인한 정체는 없었다.
주변환경이 숲이라는 점만 빼면 마치 미국 서부를 달리는 듯 운전이 쾌적했다.
시골의 중앙분리대도 없는 왕복 2차로의 도로에 시속 100km의 제한속도가 설정되어 있어 겁이 났다.
우리의 좌회전인 우회전 인심이 미국처럼 후해서 아무 곳에서나 차를 돌릴 수 있다.
시내에서는 횡단보도에 서 있기만 해도 차가 먼저 멈춰 양보해 주었고 보행신호와 관계없이 차가 없으면 무단횡단 하는 것이 보편적인 일이었다.
<< 음식 >>
아침은 누룽지탕 같은 간편식으로, 점심은 버거 같은 현지식으로, 저녁은 준비해 간 햇반과 상추쌈, 불고기 같은 한식으로 해결했다.
멜버른이나 시드니 모두 한식당이 성업 중에 있어 기름기 많은 음식을 싫어하는 아내도 만족할 수 있었다.
또한 두 도시 모두 한인마켓이나 아시안마켓이 곳곳에 있으므로 잘 활용하면 된다.
우리는 멜버른에서 한번, 시드니에서 한번, 모두 두 번 한인 마켓을 방문하여 소불고기를 사서 숙소에서 볶아 먹었다.
한국의 이마트에서 사 먹은 양념 소불고기와 맛이 같았다.
<< 물가 수준 >>
우리보다 소득이 두 배 높은 수준이므로 전반전인 물가가 우리보다 높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음식점에서는 팁을 주지 않으며 식재료비나 대중교통비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 유명 관광지 >>
멜버른 명소, 시드니 명소 등을 구글맵에서 검색하면 평점과 위치 등이 나오므로 본인의 취향에 따라 취사선택하면 된다.
멜버른에서는 12 사도와 퍼핑빌리, 시드니에서는 오페라하우스, 블루마운틴 정도이다.
따라서 나는 멜버른에서는 5박, 시드니에서는 4박으로 일정을 짰다.
<< 호주 분위기 >>
멜버른이나 시드니는 자연환경이 좋아 살기 좋을 것 같았다.
도심 곳곳에 깨끗한 공원이 조성되어 시민들이 밤늦게 까지 이용하고 있었고 유럽과 달리 곳곳에 깨끗한 공중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평균 소득도 65,000달러로 우리의 두 배에 이르고 최저임금도 2만 원이 넘어 여유로운 삶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시내에는 곳곳에 노숙자가 구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6억 원의 임금을 지불하지 않은 식당체인점 본사가 고발당해 140억 원의 벌금이 부과되어 그 회사가 파산했다고 한다.
법이 사용자나 가진 자들에게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어 진정한 선진국이라 하겠다.
버스 기사가 1,000원을 횡령하여 파면한 것은 정당한 것이고 재벌 총수가 수백억 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해도 징역 5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는 사회에서는 정의가 설 자리가 없고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 될 수는 없다.
근로자의 경우 연간 45일 이상의 휴가가 보장되고 실업급여나 의료보험 같은 사회보장제도가 잘 정비되어 더 잘 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기보다는 레저나 취미활동 같은 여유 있는 삶을 선호한다고 한다.
소득세율은 최대 45%로 높으나 상속세가 없어 부의 대물림이 쉽다고 한다.
주택의 보유세는 시가의 연 1%로 상당히 높다.
하지만 양도소득세는 없다고 한다.
시내를 걷다 보면 다양한 인종을 만날 수 있다.
물론 백인이 많지만 아시아계나 아프리카계도 볼 수 있다.
개인주의가 극대화된 나라라는 가이드의 말대로 스키니나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다니는 젊은 여성들도 많아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 기타 >>
핸드폰 하나로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고 구글맵도 보고 네비도 쓰니 배터리가 빨리 방전되었다.
보조배터리가 필수품이 되었다.
전기코드는 八 모양이므로 멀티탭이 필요하다.
하루 일정은 아침 9시에 출발해서 6시 이전에 숙소에 도착하도록 짰다.
멜버른에서는 4일 연속 장거리 운전을 해서 힘에 겨웠다.
이틀 운전 후 차를 두고 하루 현지 당일 투어하고 다시 이틀 운전하는 것으로 계획했더라면 덜 피곤했을 것이다.
멜버른의 숙소는 에어비엔비였는데 당초 3명으로 숙소를 예약한 후 일행 1명을 추가했더니 호스트는 즉시 116 aud를 추가로 결제하였다.
이후 사정이 변경되어 다시 3명으로 조정요청을 하니 이번엔 취소결제를 거부하였다.
딱히 다른 숙소보다 비싸지는 않아 여행을 그대로 진행한 후 귀국하여 에어비엔비 앱에서 이의신청을 하였다.
에어비엔비에서 호스트와 연락하였더니 역시 거부하더라는 메시지가 온 후 자체적으로 심의해서 본사에서 해당 금액을 환불해 주겠다는 통지를 보내주었다.
에어비엔비의 고객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믿음이 생기는 계기가 되었다.
<< 총평 >>
호주 여행계획을 짜면서도 고민했던 부분이기는 한데 관광 목적으로 호주를 찾기에는 애매했다.
우선 비행시간이 유럽이나 미국만큼 오래 걸리는데 비해 볼거리가 딱히 마땅한 것이 없다.
그나마도 대도시를 벗어나 두세 시간 차로 이동해야만 한다.
아내도 이런 긴 동선과 부족한 볼거리와 느슨한 일정에 짜증을 냈다.
같은 비행시간라면 뉴질랜드가 오히려 더 볼거리, 할 거리가 많고 관광지 간 이동 거리가 짧아 여행 만족도가 높다.
유럽이나 미국 여행을 마치고 정 갈 곳이 없으면 고려해 볼만한 여행지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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