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6-롯데 러브패밀리 동행 콘서트 2024

2024. 11. 7. 07:39이런일저런글

나에게는 질녀가 되는 소영이는 안계에 사시는 형님의 막내딸이다.

 

다른 다자녀 집안의 막내딸이 대개 그러하듯 막내의 생존필살기인 애교가 넘치는 젊은이다.

 

사교성 넘치고 똑똑하고 싹싹한 소영이는 대학을 졸업하자 바로 대구에 있는 롯데백화점에 플로어매니저로 입사하였다.

 

첫 직장을 잘 다니고 있던 소영이가 평촌 롯데백화점으로 발령을 받아 안양으로 왔을 때에는 우리 집에 장기간 머물기도 하였다.

 

우리와는 그런 인연이 있는, 효성 깊은 막내딸인 소영이는 시골에서 고생하는 부모님을 위해 연말 롯데그룹 직원을 위한 음악회에 응모하여 당첨되는 행운을 가졌다.

 

대략 90개 정도의 계열사를 거느린 롯데 그룹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에서 1,300명만이 누리는 행운을 뽑은 것이다.

 

그런데 막상 로또 수준의 행운을 누려야 할 소영이의 시골 부모님은 가을 추수철을 맞아 눈코뜰 새 없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라 그 혜택이 안양과 산본에 사는 두 이모에게로 돌아왔고 나도 곁다리로 끼어 같이 가게 되었다.

 

행사표에는 오후 6시부터라고 되어 있지만 본 음악회는 7시 30분부터여서 우리는 6시에 모여 저녁을 같이 먹고 가기로 하였다.

 

소영이는 지금 근무하고 있는 전주 백화점에서의 일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티켓을 받으러 먼저 도착해 있었고 처형과 우리는 전철로 6시 즈음에 롯데 타워에 도착했다.

 

초대형 쇼핑몰이어서 안으로 들어서자 방향감각을 곧 상실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헤매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행히 6층 식당가에 적당한 한식당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4명이 만나 순두부찌개로 저녁을 해결했다.

 

8층 롯데콘서트 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모여 행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기념사진을 찍느라 길게 줄이 늘어서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크로와상 샌드위치와 커피를 나누어 주고 있었다.

 

행사는 7시 30분부터 시작되었는데 그룹 부회장과 노동조합 위원장의 인사 이후 뮤지션인 정재형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나로서는 생소한 가수와 음악들이 흘러나와 물 위의 기름처럼 둥둥 떠다녔지만 다른 평범한 여성처럼 연예계 소식에는 일가견이 있는 아내는 정재형과 알리와 김필의 등장에 환호하며 박수세례를 쏟아냈다.

 

그리고 배정받은 좌석이 제일 앞줄이어서 출연진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행운도 뒤따랐다.

 

9시까지로 예정되어 있던 행사는 늘어져 9시 30분이 되어서야 끝이 났고 행운에 당첨된 롯데 직원 1,300명과 동반하여 온 가족 모두에게는 선물꾸러미가 주어졌다.

 

깊어가는 가을 밤을 수준 높은 대중음악으로 수놓은 아름다운 시간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롯데콘서트홀에 들어갈 때 창 너머로 보이는 옛 국민연금공단 본사의 네온사인을 마주하니 1994년부터 1995년까지 그곳에서 근무하면서 3급 승진시험을 위해 늦게까지 추운 사무실에 남아 공부했던 추억이 떠오른 것은 또 다른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