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3-귀천
2025. 2. 19. 17:01ㆍ이런일저런글
2025년 2월 3일 오전 10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90년의 지구 여행을 마치고 어머니는 생로병사의 4고나 5욕 7정이 없는 영원의 하늘나라로 돌아가셨다.
조국이 일제 식민지의 압제에 암울했던 1936년에 순흥 안 씨 집안의 넷째 딸로 태어 나신 어머니는 지아비를 정성으로 받들고 3남매를 지극한 사랑으로 키워 내셨다.
당시 대부분의 여성이 그러하듯 학력이 높지는 않으셨으나 늘 책 읽는 것을 즐겨하시던 어머니는 늘그막에 누님의 권유로 가톨릭 세례를 받으시고 순종을 미덕으로 살아오신 어머니에게 가장 부합하는 마리아로 다시 나셨다.
25년 전 아버지가 먼저 가시면서 어머니에게는 자식들의 효도를 받으며 오래도록 사시다 당신 곁으로 오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대로 자식들의 사랑을 받으시다 누님 곁에서 주무시듯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이제 아비도 어미도 없는 늙은 고아가 되었다.
때가 되면 한 곳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알지만 잠시동안의 이별이 지금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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