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04-밀라노-갤러리아

2022. 7. 12. 09:52해외여행

미사를 마치고 나온 뒤 광장에서 하늘을 찌를 듯한 수십 개의 첨탑으로 유명한 성당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근처에 있는 갤러리아로 향했다.

 

이곳 갤러리아에는 구찌, 프라다, 지방시 같은 명품을 파는 상점이 즐비해 있는데 사거리 중앙에 있는 바닥의 대리석 장식을 한 바퀴 돌면 밀라노를 다시 방문한다는 속설이 있어 우리는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두 바퀴씩 돌았다.

마침 셀카봉이 고장 나 누가 파는 사람이 없나 돌아보았더니 역시나 아프리카계 청년이 여러 개의 셀카봉을 두 손에 가득 들고 다니며 이사람 저사람에게 사라고 권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하우머치 했더니 10유로라는 답이 오길래 바로 5유로 했더니 그보다 더 빨리 ok하고 셀카봉 하나를 나에게 넘겨주었다.

한번 지나가면 다시 볼 수 없는 사람이라 이리저리 꼼꼼히 살펴보니 역시나 메이드인차이나. 하지만 제품 자체는 튼튼해 보여서 5유로를 주고 샀다.

6,500원 가량.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샀다면 3-4천원이면 살 수 있는 것이었지만 당장 필요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점심시간을 넘기고 있었다.

우리는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며칠 계속된 기름진 음식에 매운 라면 국물이 그리워져 한식당을 찾아가기로 하였다.

구글 맵을 돌려 마침 대성당 주변에 있는 한식당 하나를 찾아서 10여분 발걸음을 옮겼다.

한식당이라고 해서 거창한 곳은 아니었고 좁은 골목길의 모퉁이에 식탁 4~5개를 둔 조그만 식당구역과 벽 너머로는 한국 과자나 식재료를 파는 매점을 같이 운영하고 있는 곳이었다.

여주인은 한국인이었고 남편은 현지인인 듯 했다.

10유로인지 12유로인지 꽤나 거금을 들여 두 그릇의 신라면을 주문했다.

나온 라면의 그릇 안을 보니 계란 반개 정도가 풀어져 있었고 파 조각 몇 개가 전부였다.

 

김치나 단무지 같은 것은 아예 기대할 수 없어서 가성비는 떨어졌지만 모처럼의 매운 라면 국물에 우리의 입맛은 구원을 받았다.

우리 식탁 옆에도 다른 한국인들이 감동스런 얼굴로 라면 국물을 들이켜고 있었다.

이곳 밀라노의 주요 관광지로는 밀라노 대성당 외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을 전시하고 있는 산타마리아델레그라치에 성당이 유명하다.

이 성화만을 보기 위해서 밀라노를 방문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벽에 그린 이 유명한 유화를 보기 위해서는 만만찮은 입장료 외에 인터넷으로 사전 입장 시간을 예약해야 하며 관람 인원이 다 모이면 그림이 있는 곳에서 단 15분간만 체류가 허용되는 까다로움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도 훼손이 심해 윤곽이 희미한 이 위대한 예술품에 많은 사람의 호흡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우리로서는 사진으로 감동을 대신 느낄 수 있다고 자위하며 그런 수고까지는 감당할 수 없어 방문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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