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3-취리히공항

2022. 8. 1. 09:23해외여행-크로아티아.스위스

1시간 30분 정도를 비행했을 때 유리창 밖으로 알프스의 만년설이 보이기 시작했다.

취리히 상공에 이르렀을 때 비행기는 크게 선회하며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무사히 착륙했다.

스위스 입국을 위해 출입국 심사대로 향했다.

그러나 안내판 어디에도 swiss라는 글자를 찾을 수는 없었다.

스위스의 정식 명칭은 헬베티아 연방으로 약어는 CH였고 인터넷의 도메인도 당연히 ch였다.

 

스위스의 역사는 기원전 헬베티아인이 스위스 산간지대로 이주하면서 시작되었는데 그 유명한 카이사르에 의해 로마의 식민지가 되었고 로마 멸망 이후에는 약소국으로 전락하여 게르만의 침입과 마자르족의 침입, 오스만튀르크의 침입을 겪게 되고 이후 신성로마제국의 지배를 받다가 프랑스 나폴레옹의 침입을 당하기도 하였다.

산악으로 둘러싸여 고립된 지역에 뿔뿔이 흩어져 살던 스위스인들은 자주독립의 열망이 높아져 1848년에 26개의 조그만 나라-칸톤이 연합하여 헬베티아 연방을 설립하면서 스위스의 국체가 성립되었다고 한다.

1,2차 세계대전 당시 무장 중립을 선언하여 주변국으로부터 인정을 받았고 지금도 EU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중립을 명목으로 UN의 가입도 미루어 오다가 2002년에서야 뒤늦게 가입했다고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스위스라는 명칭은 헬베티아 연방을 결성할 때 주도적 역할을 했던 슈비츠 주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스위스 연방의 수도는 베른, 가장 큰 도시는 취리히라고 한다.

또한 스위스는 중립을 지키되 무장을 하고 있는 나라로 육군과 공군 그리고 특이하게도 내륙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호수가 많은 관계로 해군-정확히는 수군도 있다고 한다.

우리가 여행했던 기간 중에도 하늘에는 수시로 전투기가 날아다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과거에는 유럽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였을 스위스는 여러 나라로 쪼개진 유럽의 상황을 잘 이용한 절묘한 중립외교를 통해 수많은 국제기구를 유치하고 시계로 대표되는 정밀공업과 축산업, 그리고 알프스라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통한 관광업 등을 통해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

스위스 여행 계획을 짤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교통권을 어떻게 구매하느냐였다.

스위스는 물가 수준이 높기로 악명 높아 관광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었다.

 

그나마 관광객을 위한 혜택이 할인권을 구매하는 것인데 그 종류를 보면 스위스 트래블 패스에는 3일권을 기본으로 4일권, 5일권, 8일권, 15일권이 있는데 이는 연속권과 비연속권으로 다시 나뉘고 슈퍼세이브 데이 패스가 있고 슈퍼 세이프 패스가 있고 포인트 투 포인트 티켓이 있다.

여기에다 융 프라우 지역만을 위한 융 프라우 vip 패스가 따로 있어서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우리는 4박 5일 일정이므로 이러저러한 고민과 전문가의 도움을 받은 끝에 스위스 트래블 패스 연속 3일권과 슈퍼세이브 데이 패스-1일권과 융프라우 vip 패스 2일권을 구매하기로 했는데 최대한 저렴한 방법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비용은 1인당 32만 원에 이르렀다.

숙소비용도 엄청났는데 7명이 4박을 묵을 숙소비용은 190만 원, 1박에 거의 50만 원이 소요되었다.

스위스의 대중교통은 수많은 톱니바퀴가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스위스 시계처럼 정밀했다.

출국 전 sbb 앱을 활용하여 숙소와 주요 관광지까지의 소요시간 등을 사전에 조사해 두었는데 대중교통의 연결 시간이 최대 20분을 넘지 않았다.

스위스의 모든 교통수단-버스, 철도, 배, 곤돌라, 푸니쿨라, 케이블카 등등에 대한 정보가 중앙집권 시스템에 의해 관리되고 있었고 수리나 공사 같은 사소한 정보도 즉시 수집되어 sbb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되고 있었다.

관광대국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 스위스 관광을 통해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출입국 직원은 무뚝뚝했다.

약 65%의 스위스 국민이 독일어를 쓴다고 하고 취리히는 그런 지방의 중심도시인지라 더 그러지도 몰랐다.

뻔히 관광을 위해 입국했음을 알고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무엇 때문에 입국하는지 방문하는 도시는 어디인지를 영어로 물었다.

나를 뺀 다른 형제자매들은 억센 독일어 억양의 영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여 한참을 헤매다가 그냥 통과시켜 주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스위스의 첫인상은 그리 유쾌한 것만은 아니었다.

취리히 공항은 여태껏 보았던 다른 공항과는 달리 규모가 있었다.

물론 인천공항 수준은 아니었지만 꽤나 복잡했다.

짐을 찾아 나온 우리는 바로 인터라켄행 기차를 타기 위해 교통센터로 간 다음 지하로 내려갔다.

2등석이라 지정좌석은 없었고 원하는 좌석에 앉으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