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31. 20:15ㆍ해외여행-크로아티아.스위스
3시간의 땀나는 투어를 마치고 분수 앞으로 내려온 우리는 더위에 지쳐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입에 물었다.
젊은 여성 점원의 한국어 솜씨는 성벽 위에서 만났던 여성 웨이터보다 더 훌륭했다.
아이스크림을 떠 주며 자기 스스로 많이 많이를 외쳐 우리를 즐겁게 해 주었다.
내가 영어로 어떻게 한국어를 배웠느냐 물었더니 독학으로 배웠다고 했다.
더위는 어느 정도 가셨지만 그만큼 현금은 줄어들고 있었다.
이제 플라차 거리를 걸으며 올드타운 안으로 들어가 구경하기로 하였다.
거리 좌우에는 기념품 판매점과 식당과 카페가 들어차 있고 2층에는 호텔과 민박집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곳저곳을 들어가 기념품 구경하며 오느라 시간도 지체된 데다 성당 입구에 도착했을 때에는 마침 미사 중인지 들어가 볼 수 없어 계단에 앉아 잠시 쉬었다.
그런데 아내가 이곳의 수도원에서 만든 장미 크림이 유명하다며 사야 한다고 했다.
근처 도미니코 수도원을 검색해서 찾아갔더니 이곳이 아니라고 한다.
필레 게이트 앞에 있는 프란체스코 수도원의 약국에서만 판다고 해서 왔던 길을 다시 걸어가야만 했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더라고 수도원 약국은 일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고 한다.
주일에는 쉬라는 하느님의 계명을 수도원이 깰 수는 없는 노릇이었을 것이다.
이제 점심 식사를 해결해야 할 시간이 왔다.
딱히 맛집을 찾아 놓은 것이 아니어서 수제 햄버거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고 플라차 거리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맥주와 콜라와 햄버거를 주문했는데 수제 버거라 그런지 고기 패트가 두툼해서 먹을 만했다.
그런데 더위에 지쳐서인지 음식값을 계산할 때 두브로브니크 카드로 10% 할인받는 것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올드 포트에서 유람선을 타기 위해 스폰자 궁전 앞 성문을 지나 바닷가로 나왔다.
계류장 앞을 가로막는 간이 탁자에는 10유로가 적힌 팻말이 수도 없이 보였다.
그러나 모두 현금만 받고 있어서 난감했다.
여행 전 블로그에서 현금으로 12유로를 받는다고 알고 있던 나는 유람선 탑승을 위해 100유로를 환전하지 않고 현금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20유로는 아내가 착오로 고속도로 톨게이트 비용을 지불할 때 써 버린 데다 오전 성벽 투어 전에 화장실 사용으로 7유로를 쓰고 잠시 전 아이스크림으로 20유로를 써 버려 50유로 밖에 없었던 것이다.
여행의 조그만 차질이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혹시나 가지고 있는 현금카드로 현지 화폐인 쿠나를 출금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ATM을 찾아 출금을 시도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거래 실패만 계속되었다.
어쩔 수 없이 남아 있는 현금 50유로로 대구 형님과 구미 동서는 뺀 자매들과 나만 유람선을 타기로 하였다.
배는 우리를 포함해서 1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조그만 배였다.
소요 시간은 50분 정도.
배는 계류장을 빠져나와 성벽 주위를 천천히 돌아 나온 후 성벽 밖에 있던 섬 주위를 돌아왔다.
푸른 파도를 헤치며 바다에서 올려다보는 성벽은 성벽 위에서 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3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성블라호 성당 앞에서 합류한 우리는 스폰자 궁전 회랑에서 전통복장을 입은 남녀의 합창을 한참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두브로브니크 티켓으로 렉터 궁전이나 성 밖의 요새도 무료로 구경할 수 있었지만 8시부터 시작된 관광으로 인해 모두들 지쳐 있었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 쉬기로 하고 들어왔던 필레 게이트를 다시 나와 버스를 탔다.
4시 즈음에 숙소에 도착한 우리는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그사이 나와 대구 형님은 근처에 있는 주유소에 들러 차에 기름을 채우고 슈퍼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 왔다.
슈퍼 점원에게 남은 크로아티아 동전과 신용카드를 주자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이었다.
아마도 근무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참 점원인 것 같았는데 다른 직원이 와서 결제를 도와주었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해가 지자 우리는 근처에 있는 바닷가로 산책을 나갔다.
숙소 옆에는 캠핑카 주차장이 있어 다양한 크기의 캠핑카가 있었다.
유럽인들인 이렇듯 유럽 각지에 있는 캠핑 파크에 며칠씩 주차하면서 관광도 하고 쉬기도 하는 것 같았다.
산책로 이정표를 따라가니 산자락 밑에 바닷가 모래밭이 나왔다.
해는 이미 저물어 어둑해져 있어서 우리가 건너왔던 현수교가 멀리 조명을 받아 빛나고 있었고 아드리아해는 검게 물들어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시소와 그네가 있고 한낮의 햇빛을 가릴 수 있는 원두막도 설치되어 있었다.
시간이 좀 더 있었더라면 이곳에서 해수욕을 해도 좋을 듯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들의 크로아티아에서의 일정이 모두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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