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4-빈사의 사자상

2022. 8. 2. 10:15해외여행-크로아티아.스위스

이제는 간단한 루체른 시내 관광을 위해 버스를 탔다.

 

먼저 들린 곳은 빈사의 사자상.

 

수직의 커다란 자연석을 안으로 파서 부러진 창을 맞아 죽어가는 사자의 모습을 조각해 놓은 곳이다.

 

사자상 위에는 라틴어로 스위스의 충성과 용맹이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는데 이 조형물은 가난했던 중세 스위스의 아픔을 상징하고 있다.

중세 시대 당시 가난했던 스위스의 청년들은 돈을 벌기 위해 전쟁터를 달리거나 왕이나 귀족의 경호부대로 유럽 각지를 떠돌아다녔는데 다른 나라의 용병 부대와는 달리 한번 맺은 계약을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지켰다고 한다.

 

1792년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의 경호를 맡고 있었던 스위스의 용병 786명은 라이슬로프의 지휘를 받고 있었는데 무장한 프랑스 혁명군이 무사히 살아서 귀국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제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았음을 이유로 거부하고 계약한 대로 왕과 왕비를 끝까지 호위하다 모두 전사한 사건을 기리기 위해 만든 위령비인 것이다.

자신들이 신용을 지키지 않으면 자신의 후손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는 것을 알고서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 것이리라.

 

선조들이 흘린 피로서 쌓은 무형의 자산인 스위스 용병부대의 신용은 유럽인의 신뢰를 받게 되고 스위스가 영세중립국의 지위를 얻거나 스위스 비밀은행 설립으로 이어져 오늘날의 부국을 만드는 기초가 된 것을 볼 때 많은 것을 생각게 하는 유적이었다.

트램에서 내려 위령비로 올라가는 길에는 관광버스에서 내린 수많은 단체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고 위령비 앞의 조그만 공간에는 먼저 도착한 관광객들로 꽉 차 있어 기념사진을 찍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조그만 호수 위 자연석에 새겨진 사자상은 조그마해 보였으나 이 위령비가 남긴 의미는 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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