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4-리기산

2022. 8. 1. 15:04해외여행-크로아티아.스위스

유람선을 탔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다.

모두들 가는 곳은 한 곳... 리기산을 향하는 산악열차 탑승장이었다.

관광객들로 혼잡한 상황이어서 우리는 여기서도 7명이 합류하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져 빈 좌석을 찾아 앉아야 했다.

배에서 내린 승객이 모두 탑승하자 빨간색의 산악열차는 급경사를 올라가기 시작했다.

고도가 높아지자 왼쪽으로 호수가 내려다보이기 시작했다.

배에서 올려다보는 산과 산에서 내려다보는 호수...

모두 절경의 연속이었다.

7번의 정거장을 거쳐 30분 만에 리기산 정상에 도착했다.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이며 멀리 알프스의 만년설을 이고 있는 봉우리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왔다.

리기산은 해발 1,797미터로 다른 스위스의 산들에 비해 높지 않다.

그러나 주변으로 시야를 가로막는 산이 없어 360도 파노라마 뷰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스위스 산의 여왕이라 불리고 있다고 한다.

또한 다른 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서 기상 변화가 심한 편은 아니라고 하는데 오후에는 호수에서 올라오는 습기 등으로 인해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우리처럼 오전에 관광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곳은 유럽 최초의 산악열차가 개통된 곳으로도 유명한데 산 정상에는 전파 송수신 탑이 파란 하늘을 찌르며 서 있고 하이킹이나 스키와 같은 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다고 한다.

리기산 주변을 제대로 트레킹 하려면 1시 이상이 소요되고 중간 역인 리기칼트바트 역에서 내려 산 정상까지 걸어오는 열성 관광객도 많다고 한다.

우리는 산 정상 주변으로 걸어 올라가며 스위스의 산들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겼다.

그렇게 산 정상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만 해도 30여 분 이상이 소요되었다.

시간이 12시를 넘기고 있어 점심 식사를 해결해야 했다.

이곳 정상에는 리기 호텔이 있는데 그곳 식당은 외부인이 이용할 수 없었다.

불가피하게 조그만 매점을 들려 빵과 소시지, 맥주와 음료를 사서 야외에 설치된 목제 식탁에 앉아 먹었는데 가격이 1인당 2만 원 이상 지출되었다.

 

엄청나게 비싸다는 스위스 물가를 체험한 순간이었다.

이런 상황인 줄 알았으면 숙소에서 토스트 같은 간단한 점심 식사를 준비해 오는 것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 없이 스위스의 고봉들을 눈에 담은 우리는 다음 여정을 위해 빨간 산악열차에 다시 올랐다.

당초 계획으로는 리기칼트바트까지 30분 정도 내리막 산길을 걸어가려고 했으나 다들 지친 것 같아 열차로 이동하기로 했다.

 

세 구간 만에 내린 우리는 간이역을 빠져나와 역 앞 광장을 지나 곤돌라 탑승장으로 내려갔다.

올라왔던 모두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관광객들이 우리와 같은 동선으로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케이블카에는 많은 관광객이 있었다.

 

케이블카는 베기스를 향해 절벽을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자연히 케이블카 전면으로는 호수가 쏟아져 들어오듯 가까워졌다.

 

산악열차의 경사와는 차원이 다른 급경사면을 케이블카는 조용히 내려갔다.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적응했던 귀에서 다시 뻥 뚫리는 느낌이 왔다.

10여 분을 지나 호수면 탑승장에 내렸다.

이곳에서 배를 탈 수 있는 선착장까지는 다시 10여 분을 걸어야 했다.
 

햇살은 따가워 우산으로 그늘을 만들며 베기스의 조그만 골목길을 지나갔다.

sbb 앱에서 알려준 시간에 맞춰 우리가 타고 왔던 외륜 유람선이 도착했다.

 

올 때 보았던 아름다운 풍경들을 40분 동안 복습하는 동안 배는 1번 부두에 우리를 내려 주었다.

'해외여행-크로아티아.스위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0604-카펠교  (0) 2022.08.02
20190604-빈사의 사자상  (0) 2022.08.02
20190604-루체른호 유람선  (0) 2022.08.01
20190603-이젤트발드  (0) 2022.08.01
20190603-브리엔츠호 유람선  (0) 2022.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