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4-도쿠가와 이에야스

2022. 8. 22. 09:58책읽기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살게 된 대구 원대동의 단독주택에서 내 방의 한쪽 벽면은 책장으로 꾸며져 있었다.

사업을 시작하신 선친은 책장 가득히 책을 꽂아 두셨는데 덕분에 나는 일찍 책을 접할 수 있었다.

 

아마도 중학교 1학년 무렵이었을 것이다.

우연히 두툼한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는데 그만 푹 빠지고 말았다.

책 이름은 대망.

 

대망이라는 책은 야마오카 소하치가 10여 년에 걸쳐 일본 유력 신문사에 일일 소설로 연재하였던 것을 책으로 출판한 것인데 일본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정식 출판계약도 없이 무허가로 번역하여 나온 책이었다.

이후 정식 출판 계약을 맺고 나온 것이 도쿠가와 이에야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3명의 센코쿠 영웅들이 펼치는 약 80년간의 일본 역사를 다루는 무려 32권에 달하는 대하 역사소설이다.​

중학생이었던 당시 나는 집에 와서 저녁밥 숟가락을 놓자마자 읽기 시작해서 밤새도록 하루에 한 권씩 한 달여 만에 다 읽었었다.

 

그 결과 학교에서는 수학 시간만 되면 졸았다.

다른 과목 선생님들과 달리 수학선생님만은 아이들이 자거나 말거나 상관하지 않고 칠판에 판서하면서 진도만 나가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덕분에 나는 수학에 흥미를 잃어 고등학교 때 문과로 진학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 소설의 특징은 삼국지나 초한지처럼 대하소설 이기는 하나 비교적 근대의 사건을 다루는 데다 일본 내 사료들이 풍부하게 남아 있어 전쟁 장면의 묘사가 디테일하다는 데 있고 역사적 사료가 부족한 부분은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이를 메워 나가고 있어 독자를 끌어당기는 이른바 흡입력이 높다는 것이다.

 

나는 이 전집을 사두고 잊을 만하면 다시 꺼내 읽었는데 그때마다 책 읽기를 멈출 수 없었다.

덕분에 지금껏 5번 정도 읽은 것 같다.

물론 요즘 15분 내외의 유튜브 영상도 길다고 여겨 10초 내외의 틱톡 영상이 인기를 모으는 세대에게 32권짜리 책을 읽어 보라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

더구나 임진왜란의 원흉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생애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데 있어서는 반감이 앞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하지만 150년에 이르는 난세에 종지부를 찍고 이후 메이지유신까지 250년의 평화를 가져오게 한 그 리더십은 어디에서라도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여겨진다.

또한 이 책을 정독하다 보면 사무라이 정신, 혼네와 다떼마에, 잇쇼겐메이, 화 사상, 천황 숭배 등과 같은 근대 일본의 정신적 흐름을 느껴 볼 수 있다.

 

이 책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삶과 리더십은 32권의 방대한 소설 중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관련한 역사적 사실만을 간추려 놓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정식 출판 본의 번역가이기도 하다.

75년에 이르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생애는 고난과 인내로 점철된 삶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위키피아에서...

 

https://ko.m.wikipedia.org/wiki/%EB%8F%84%EC%BF%A0%EA%B0%80%EC%99%80_%EC%9D%B4%EC%97%90%EC%95%BC%EC%8A%A4

 

도쿠가와 이에야스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도쿠가와 이에야스 도쿠가와 막부의 초대 쇼군

ko.m.wikipedia.org

혹시 지금의 삶이 고단하다고 생각한다면 한번쯤 되새겨 볼만한 역사 속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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