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27. 09:57ㆍ직장에서 있었던 일
4월 15일 마지막 근무를 마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출근을 위해 35년을 켜 두었던 알람을 끄고 산지 한 달.
시간에 쫓겨 일찍 일어나야 할 일이 사라진 한 달이었다.
덕분에 모든 일상이 한 시간씩 늦어졌다.
점심 식사도 저녁 식사도 취침 시간도...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정리해 보았다.
우선 그동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서재 정리를 끝냈고 두 곳의 화장실에 발포 시트를 모두 발라 타일이 떨어지는 사태를 미리 차단했다.
쓰지 않게 된 컴퓨터 책상은 당근 마켓을 통해 팔았고 시들어 죽은 화분도 정리했다.
그리고 스캐너를 사서 틈틈이 옛 사진을 파일로 저장해 두었다.
다만 생각했던 것만큼 여행을 가지는 못했고 한 달 살기 같은 장기간 여행은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대신 3시간 걸리는 수리산 둘레길은 두세 번 다녀왔다.
아무래도 하나뿐인 자가용을 딸이 출퇴근용으로 쓰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내와 같이 하는 시간은 더 늘어나 오전, 오후, 저녁 운동 외에도 세끼 식사와 같은 한 공간에서 부대끼는 시간이 대폭 늘어났다.
동거 시간이 늘어나면 갈등도 많아지는 대부분의 다른 부부와는 달리 아직까지는 심각한 정서적 갈등은 없었다.
오히려 어느 날 오후 운동 후 생필품을 사기 위해 다이소를 같이 가는 길에 아내가 내 팔을 꼭 껴안으며 자기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냐며 고맙다고 말해주어 나를 감동케 했다.
내가 감정 표현에 둔한 무뚝뚝 성격인 반면 아내는 다정다감한 감성의 소유자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같이 부대끼며 산 한 달 동안의 시간을 그렇게 표현해 주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육아를 위해 잠시 귀국한 조카가 나의 은퇴를 축하한다며 사준 영국풍 본차이나 커피잔으로 즐기는 커피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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