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26-로마-트라야누스마켓

2022. 7. 9. 11:20해외여행-이탈리아

성당을 나와 골목길을 걸어가면서 우리 부부는 선크림에 검은 우산으로 햇빛을 차단하려고 애쓰고 있었는데, 서양인들은 뜨거운 5월의 로마 햇빛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것도 노출이 심해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를 지경으로, 아마도 짙은 선글라스가 나의 당혹스러운 시선을 조금이나마 가려 주었을 것이다.

또 로마의 골목길을 걸으면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노천카페이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인도를 점유하여 식탁과 의자를 내놓고 영업하는 소형 카페는 물론이거니와 천막이나 여름 더위를 피하기 위한 분무기까지 설치된 대형 노점을 허가하는 당국의 처사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실내에서 식사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야외에서 다른 사람이 보건 말건 음식을 먹고 마시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았다.

더욱이 야외에서는 흡연도 가능하니까 더 선호하는 것 같고, 시내를 다니는 버스는 대부분 전기로 움직이거나 차량의 통행이 많지 않아 비산 먼지도 상대적으로 적어 위생상으로도 별문제가 없긴 할 것 같았다.

 

뜨거운 5월 말 로마의 햇살을 비켜가며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트라야누스 시장터이다.

시장터라고 해야 무엇을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로마 시대 때부터 있던 기둥과 건물 잔해, 감실 등이 있는 곳으로, 원래 포로 로마노 유적의 일부분이나 조금 떨어져 있는 관계로 별도의 입장료 없이 인도의 펜스 너머로 볼 수 있는 곳이다.

별로 볼 것 없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면 15유로의 다소 비싼 입장료를 내야 한다.

이 시장터는 세계 최초의 쇼핑몰로 추정되는데, 150여 개가 넘는 상점에서 고기, 향료, 곡물 등을 팔았다고 하고, 주거지도 같이 조성되어 있어서 아마도 세계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일 것이다.

또한 인도의 도로 쪽에는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동상이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