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05-추억여행-달성초등학교-달성공원-서문시장-계성고등학교

2022. 9. 11. 10:13국내여행

1982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

대학 입학까지 두 달여 시간이 남았을 때 나는 내가 어릴 적 살던 영천을 방문했었다.

어릴 때는 엄청 넓었던 골목길이 사실은 두 사람이 지나갈 정도로 좁은 길이었고 그렇게 컸던 교회 예배당이 조그마한 공간이었다는 사실에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오늘은 어버이날을 맞아 홀로 대구에 내려온 김에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고등학교 졸업 때와 마찬가지로 나의 어린 시절의 삶이 배어 있는 추억의 장소들을 방문했다.

어머니가 대구에 거주하시는 관계로 1년에 5-6번 대구를 방문하지만 지난 40년 동안 추억의 장소를 일부러 방문하지는 않았었다.

먼저 가 본 곳은 달성 초등학교.

 
 정문이 새로 만들어진 듯 예전의 느낌은 없었다.
 학생수가 줄어 6학년 때 썼던 건물은 다른 용도로 전용된 모양이다.

교육청에서 교육센터로 사용 중이었다.

출산율이 많이 줄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세월의 흐름일 것이다.

본관 건물...운동장 보수공사가 한창이라 제 모습을 보기는 어려웠다.

골목길에선 얇은 밀가루피에 당면이 아주 조금 들어가 있는 야끼만두를 팔던 포장마차가 있었는데...

학교 앞 골목길을 지나면 있었던 허름한 극장 건물은 공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악취를 풍기던 조그만 하천은 복개되어 도로로 쓰이고 있었고

원대동 집 앞의 도로는 가로수가 있는 보행통로로 조성되어 있었다.

그 옆에는 예전의 집들을 허물고 왕복 2차로의 도로가 만들어져 있어 과거 내가 살던 집을 찾을 수 없었다.

악취 나는 하천 옆으로 나 있던, 경부선을 가로지르는 좁은 통로는 지하보도로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자전거로 통학하던 예전엔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다녀야 했었는데...

친구의 2층 집이 있던 곳은 대규모 아파트 공사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 달성 공원.

공원이 많지 않은 대구에서 유일한 쉼터였는데 오늘 어린이날을 맞아 많은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달성 공원은 과거 토성을 공원으로 만든 것인데 정작 행정의 중심인 감영은 대구역 앞에 있다.

 

예전에도 그랬듯 곳곳에 지금도 간이 동물원도 조성되어 있었다.

어린이날이면 우리 가족도 다녀가곤 했었다.

공원 앞에는 아직도 점집이나 철학관이 예전처럼 여전히 성업 중인가 보다. 

조금 더 걸으면 서문시장.

달성 공원의 서쪽 문 앞에 만들어진 시장이라는 의미로 서문시장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모부가 경제적으로 무능했기에 이모는 이곳 포목점에서 원단 장사로 4딸을 키워냈던 곳으로 나는 종종 이모 가게를 들리곤 했었다.

휴일이라 그런지 좁은 시장통에 사람들이 많았다.

누님이 돌아가셨던 동산병원도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물론 신관은 성서 지구에 크게 지어 이전하였다.

서문시장 바로 옆에 있는 나의 모교, 계성고등학교.

본관 모습이다.

한강 이남에선 가장 오래된 학교라고 하는데, 1982년도에 졸업한 내가 69회 졸업생이었다.

지금은 고등학교는 성서로 이전하고 중학교만 남아있다.

69계단...

친구는 이곳에서 열린 서화전시회에 자신의 작품을 게시하고 클래식 기타를 연주했었다.

3년의 세월을 보낸 고등학교 건물...

반 대항 합창대회가 열렸던 강당 건물.

고2 대학 수능 준비에 바빴을 시기임에도 열심히 준비하여 최우수상을 받아 감격했던 기억...

개신교 미션스쿨이었던 모교의 교훈은 "여호와를 경외함이 지식의 근본이라"... 였다.

예전엔 없었는데 그 사이 만들었나 보다.

그 옆은 학교 설립자인 애덤스의 두상...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학교 교가에도 반드시 들어간다는 앞산 뒷산 이름.

교가는 이렇게 시작한다.

앞에 섰는 건 비슬산이요

뒤에는 팔공산 둘렀다...

다행히 교문을 지키는 수위가 없어서였는지 옛 교정을 한 바퀴 돌아보면서 추억을 되새기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가 다녔던 성광중학교도 가보고 싶었으나 침산동 쪽으로 이전하고 옛 부지는 아파트 촌으로 바뀌어 가 볼 필요가 없었다.

그럭저럭 1시간가량 이곳저곳을 다녔나 보다.​

배꼽시계가 울려 점심은 서문시장 좌판에서 순대와 막걸리로 대신했다.

 

대구 서문시장의 물가는 내가 사는 산본보다 비싼 듯... 조그만 순대 한 접시가 5천 원에 막걸리가 3천 원.​

부족한 탄수화물 보충을 위해 먹은 호떡 하나가 천 원이었다.

산본시장에서는 순대 1인분이 3,500원인데 양도 이곳보단 더 많다.

예정했던 경로를 모두 마치고 예전 같으면 자전거나 걸어서 귀가했을 길을 3호선 모노레일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자전거가 모노레일로 바뀌었듯 앞으로도 시간은 많은 것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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