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10. 09:38ㆍ해외여행-이탈리아
다음으로 향한 곳은 포지타노.
가는 길 중간에 버스는 나폴리 해안이 보이는 산 중턱에 잠시 정차하여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포지타노는 이탈리아 중북부의 서해안에 있는 친퀘테레-다섯 마을이라는 뜻-와 마찬가지로 바닷가 절벽에 알록달록한 집들이 있고 바닷가에는 해변이 있는 조그만 마을이었다.
대형버스는 접근이 어려워 내려서 다시 소형 밴으로 갈아타야만 했다.
그만큼 길이 좁고 경사가 심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일부 여행사는 이 길을 체험한다며 걷게 한다는데 주차장에서 만난 다른 여행사의 여행객들은 걸어 내려오면서도 5월의 열기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다시 로마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려면 내려왔던 만큼 다시 올라가야 할 텐데...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두 시간. 골목길을 따라 바닷가로 내려가기로 했다.
여기는 레몬이 많이 생산되어 레몬으로 만든 비누 제품이 유명하다고 했다.
기념품으로 주변 사람에게 선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몇 개라도 살까 생각하였으나 남은 여행 일정이 많이 남아 있어 짐이 될까 걱정도 되고 설마 면세점에 없을까 하는 마음에 그냥 빈손으로 돌아섰더니 결국 여행 내내 같은 제품을 만나지 못했다.
인생은 망설이지 말고 그때그때 결정해야 하는 것임을 나중에서야 느꼈다.
좁은 골목길 좌우에는 온갖 상품이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조그만 갤러리도 있고, 공방도 있고, 기념품 가게도 많았다.
골목길 위에는 이름 모를 예쁜 꽃으로 지붕을 이어 따가운 햇살도 막고 아름다운 정취도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내는 꼭 살 의향은 없어도 이 가게 저 가게를 기웃거리며 짧은 영어로 가격도 확인하며 눈으로 쇼핑을 즐겼다.
마침내 손에 닿은 지중해의 바닷물은 차고 맑았다.
우리는 잠시 머물다 가지만 여기서 며칠을 묵으며 해수욕을 즐기고 가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았다.
여기저기 다니며 사진을 찍고 다시 올라오는 길에 만난 조그만 성당.
그곳에 잠시 쉬려고 앉아 있으려니 성당 출입구가 부산스러워졌다.
하얀 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꽃을 대신 들고 옆에 시중들고 있는 들러리가 보였다.
아마도 결혼식이 열리는 모양으로 우리는 서둘러 자리를 피해 주었다.
우연히 마주치게 된 이탈리아 조그만 마을의 스몰 웨딩. 신랑 신부가 평생토록 행복하길 빌어 주었다.
로마로 돌아가기 위해 소형 밴이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다시 올라갔다.
시간이 좀 남아 가이드가 소개해 준 인근 카페로 향했다.
커피를 한 잔 마시려고 했더니 이탈리아에서는 아메리카노가 없었다.
정 마시고 싶으면 에스프레소와 물과 큰 잔을 주문한 다음 스스로 제조해 마셔야 한다.
쓴 에스프레소 대신 주스 두 잔을 주문해 마시고 찍은 사진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낸 다음 생리현상을 무료로 해결하고 로마행 버스에 올랐다.
로마로 오는 길에도 역시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다.
우리는 제일 앞자리에 앉은 관계로 계속해서 햇빛이 우리를 괴롭혔다.
로마의 5월은 8시가 되어도 날이 훤하기 때문에 5시는 한낮에 버금갈 만큼 햇빛이 강렬하였다.
체면은 좀 구기지만 양해를 구하고 검은 우산으로 무릎을 가렸더니 조금 나았다.
버스가 시내 구간에 들어서서 넓지 않은 길을 가고 있을 무렵 버스 앞에서 소형차를 주차하던 이가 후진하다가 다른 소형차와 충돌하는 돌발 상황이 생겼다.
뒤에 있는 승객들이야 무슨 일인가 하였겠지만 나는 앞자리에 앉아 있었던 관계로 사고 상황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한참을 이야기 나누고 있을 때 우리가 탄 버스는 빈 공간을 헤집고 사고 현장을 빠져나왔다.
마침내 출발 지점에 다시 도착한 우리에게 가이드는 모레 저녁에 무료로 야경투어를 진행한다고 알려 주었다.
버스비만 지참하면 되니까 많이 참여해 달라고 하면서 자신이 속한 관광사도 많이 홍보해 달라고 신신당부하였다.
훈남 가이드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roma를 거꾸로 읽어 보시라고... 그러면 amor 즉 사랑이 될 것이라고...
로마는 사랑이라며 다시 꼭 로마를 들려 달라고 한 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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