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1. 14:05ㆍ책읽기
독일계 유대인인 미국의 사회학자인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읽었다.
저자는 1980년에 별세했으므로 미국의 자본주의가 절정기를 맞이했을 때를 경험했을 것이다.
이 책은 현대인이 마주한 소비사회에 대한 분석과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논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2,500년 전 인도의 부처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쳤던 진리... 고집멸도 苦集滅道가 떠올랐다.
고통은 무엇엔가의 집착에서 나오고 그 집착을 끊으면 바로 해탈할 수 있다는 단순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깨달음.
책 제목의 영어는 To have or to be이다.
be를 존재로 번역한 것에서 번역자의 고심이 느껴졌다.
우리가 익히 아는 셰익스피어의 To be or not to be는 죽느냐 사느냐로 번역되는데 같은 be를 여기서는 존재하는 것으로 번역했다.
책을 읽으면 먼저 소유하는 삶과 존재하는 삶에 대한 긴 정의를 만나게 된다.
소유는 비교적 쉽게 정의되지만 존재는 참 어렵게 설명된다.
그것은 마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직접 전달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어려움이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교외별전, 이심전심이라는 말로 대신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2부에서는 소유적 삶과 존재적 삶에 대해 서술하고 마지막 3부에서는 새로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아마도 저자는 미국 사회를 보면서 자본주의와 소비 지상주의의 부정적인 모습을 목격했을 것이다.
책 내내 꼭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고 쉽게 버리는 것에 대한 은근한 비판적 시각이 드러난다.
그리고 서양 철학자답게 이분법적 눈으로 인간과 사회를 분석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인간의 내면을 다루는 심리학도 쉽지 않고 인간의 군집을 다루는 사회학도 쉽지 않은 학문인 만큼 두 요소를 모두 다루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어려운 개념의 단어와 논리구조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책의 말미에 있는 역자의 후기까지 읽으면 조금은 덜 소유하더라도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 책장을 닫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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