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05-전쟁3부작-콘스탄티노플 함락, 로도스섬 공방전, 레판토 해전

2022. 11. 5. 15:11책읽기

이태원에서 젊은이들이 죽은 지 8일째.

참사는 막지 못했지만 참사에 대한 책임 추궁은 결단코 막겠다는 의지로 설정한 국가 애도기간의 마지막 날이다.

어쩌면 보수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대형사고는 반복되는지, 그리고 그리도 쉽게 보수정권의 무능을 잊어버리고 다시 뽑아 무참한 희생을 부르는 잘못을 반복하는지 알길 없는 답답한 하루다.

전쟁 3부작은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 에세이로 중세와 근대를 가르는 시기에 있었던 세 전투를 다루고 있다.

1권 콘스탄티노플 함락은 1453년 5월 29일 화요일에 일어난 일로, 이로서 1,100년 동안 이어져 왔던 동로마제국이 역사에서 사라졌다.

그 당시 동로마는 나라라고 하기보다는 도시국가로 축소되어 이름만 남아 있는 형편이었지만 그나마도 이슬람 세력에 넘어가자 유럽인들의 정신적 충격은 컸다고 한다.

당시 유럽 사람들은 근대국가의 국민이라기보다는 로마인이라는 자각이 먼저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자 자신의 정체성에 큰 혼란을 초래하게 되었고 이후에는 로마라는 모태에서 벗어나 근대국가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이 도시는 50일간의 공성전 끝에 함락되었는데 대포를 본격적으로 활용한 첫 전투라고 한다.

만약 유럽이 동방정교와 로마 가톨릭이라는 종교적 분열상을 겪지 않았다면, 또 지독한 국가 간의 분열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다른 역사를 써내려 갔을 것이다.

두 번째 책은 로도스섬 공방전인데 콘스탄티노플 함락 후 70년이 지난 시점인 1522년 7월 로도스 섬에 있던 성 요한 기사단과 오스만트루크 군과의 전투를 그리고 있다.

성 요한 기사단은 의료사업을 목적으로 창설되었으나 이슬람과의 종교전쟁에 최전선에서 활약했었고 그들의 본거지가 로도스 섬에 있었다.

대략 4개월간의 공방전 끝에 기사단이 항복하여 로도스 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종결된다.

이로서 동지중해의 해상 제해권은 기독교에서 이슬람권으로 넘어가게 되고 오스만튀르크는 최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로도스 섬에서 퇴거한 기사단은 곳곳을 전전하다가 지중해 한가운데 섬인 몰타에 정착하게 되고 나중에는 몰타기사단으로 불리게 된다.

레판토 해전은 1571년 10월 7일에 벌어진 대규모 해전인데 걸린 시간은 반나절이다.

하지만 그 여파는 커서 이슬람 세력의 서진을 바다에서 격퇴하여 유럽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었다.

구심력보다는 원심력만 심하게 작용하는 유럽 사회에서 모처럼 대규모 연합함대를 구성한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었지만 한 번의 승리 후에는 언제나 그랬듯 원위치하고 말았다.

언제나 전쟁은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는 악이다.

하지만 인간세에 전쟁을 없앨 방법은 없어 보인다.

보다 나은 나의 삶을 위해 그럴듯 해보이는 타인의 영역을 넘보는 것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업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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