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6. 09:42ㆍ책읽기
23전 23승!
세계 해전사에서 유일무이한 전승을 이뤄냈던 이순신 장군의 책을 읽었다.
책 제목은 이순신과 임진왜란.
2005년 발간된 책인데 그동안 서가에 고이 모셔만 두었다가 이제야 읽었다.
모두 4권으로 이순신 역사연구회에서 발간한 것이다.
이 책은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라기 보다는 이순신 장군을 축으로 임진왜란 7년간의 기간 동안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선조실록, 난중일기, 징비록 등 관련 자료를 일자별로 비교 분석하며 쓴 글이다.
그러다 보니 책의 분량이 많다.
임진왜란의 징후는 많았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도 유성룡의 천거로 왜란이 터지기 1년여 전에 전라좌수사로 부임했었다.
그러나 정작 왜군의 상륙지가 될 부산을 관할하는 경상 우수사에는 원균이 겨우 두 달 전에 부임해서 전쟁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시간이 있었다 하더라도 원균장군이 제대로 준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는지 의문이긴 하다.
내륙의 성들도 왜란에 준비하여 수리하라는 조정의 지시가 있었으나 2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평화에 젖어 설마 하는 해이한 마음으로 준비에 소홀하여 막상 전쟁이 시작되자 무인지경의 혼란만 초래하였다.
책을 읽다 보면 전쟁 초기 무능한 왕과 부족한 정보에 흔들리는 조선 정부의 총체적 혼란을 접할 수 있어 우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다행히 조선왕조의 운이 다하지는 않았는지 이순신 장군 휘하의 전라좌수영 수군만이 건재하여 한산도대첩을 일궈냄으로써 왜군의 수륙병진책을 분쇄할 수 있었고 이는 7년 전쟁에서 최종 승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역사에 가정은 필요 없다고 했으나 이순신 장군이 경상 우수사로 부임했다면 임진왜란의 초기 전쟁 양상은 무척이나 달라지지 않았을까?
높은 자리를 탐한 원균이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어 칠천량 해전에서 조선수군 1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자신마저 죽은 것은 자승자박의 운명이라고 여겨진다.
분수에 맞지 않는 이가 큰 권한을 가지게 되면 그 피해는 본인뿐만 아니라 그 구성원의 모두에게 미친다.
지금도 나라의 상황이 그러하니 마음이 어지럽기만 하다.
백의종군하던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을 통해 정유재란의 판세를 뒤집은 것은 그의 재능과 간절함이 만들어 낸 것이었다.
이로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수륙병진책이 다시 분쇄되었고 그의 명을 재촉하는 계기가 되어 종전으로 귀결되었다.
놀라운 것은 이순신 장군이 쓴 난중일기에는 한 달간의 투옥과 백의종군에 대해 한마디 불평하는 언사가 없다.
실로 성인의 경지에 이른 마음씀이다.
책의 말미에는 장군의 죽음을 두고 벌어지는 자살설이나 은둔설에 대해 논박하고 있다.
장군은 노량해전에서 끝까지 군인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다하다가 전쟁이 끝남과 동시에 세상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되었다.
약무호남 시무조선이라는 말은 이순신장군을 빼고서는 성립할 수 없는 말이다.
장군의 활약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1592년부터 일본어를 썼을지도 모른다.
동북아시아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위대했던 한 장군의 삶이 책에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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