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2-멜버른-필립아일랜드

2024. 10. 2. 16:34해외여행-멜버른.시드니

오늘의 여행 주제는 동물이다.

오전에 숙소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와이너리 두세 곳을 들려 구경한 다음 와이너리 식당에서 점심을  그윽하게 먹고 난 후 마루동물원에서 코알라나 캥거루 같은 호주 특산 동물을 보고 마지막으로 펭귄 퍼레이드에서 둥지로 퇴근하는 펭귄을 보는 것이 오늘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전 조사가 부족해 펭귄 퍼레이드의 티켓 판매시간이 5-7시이고 실제 관람은 7-9시 사이라는 것을 어젯밤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러면 숙소 도착시간이 밤 11시가 넘기게 되어 암담하였다.

두 여성 동지들에게 사정을 설명하니 흔쾌히 일정에서 펭귄을 빼는데 합의가 되었다.

또 다른 문제는 와이너리로 출발하려는 차 안에서 발생했다.

그동안 찾아 두었던 평점 좋은 곳을 가려고 구글 네비를 켜니 오늘 휴무라고 표출되었다.

월, 화 이틀 휴무인 와이너리가 많았던 점을 간과한 결과였다.

다시 검색해서 영업 중인 곳을 어렵게 찾아갔더니 이번엔 개인주택이 나와 망연자실했다.

다른 와이너리를 찾아 20여분을 달렸으나 이번에는 대문이 닫혀 있었다.

결국 오던 길에 보았던 계획에 없는 와이너리를 가기로 하고 차를 돌려야 했다.

상호는 몬달토.

와이너리 매장은 적었고 식당이 주업인 듯했다.

근 2시간을 헤매었던 터라 12시가 넘어가고 있어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짧은 영어로 나폴리 피자와 리조또 하나 그리고 콜라 3캔을 주문했다.

시음도 하지 않고 반주로 포도주 대신 콜라를 마실 거면 무엇하러 고생스레 와이너리를 찾아왔는지 알 수 없었다.

아내는 와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로 끝을 냈다.

아웅다웅 말싸움을 하고 있는데 피자를 다 먹을 동안에도 리조또가 나오지 않았다.

직원을 불러 물었더니 그제야 다시 주문을 넣었다.

이래저래 배배 꼬인 와이너리 방문이 되고 말았다.

다음 방문할 곳은 마루 동물원.

1시간을 더 달려 도착했다.

하지만 입장료에 비해 볼거리도 할 거리도 별 것 없었다.

배부른 어린 캥거루만 보다가 곧 나와야 했다.

그래도 온 김에 필립아일랜드는 가 보자는 처형의 제안에 포레스트 케이브를 가기로 했다.

그런데 출입구가 전방 800m로 이전하였다는 간판이 보였다.

사구를 넘어서자 거친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바뀐 출입구 덕분에 왕복 1.6km를 더 걸으며 바람을 맞아야 했다.

이래저래 모든 일정이 꼬여버린 하루였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의 운전 2시간.

4일째 계속되는 운전과 아내와의 불화로 몹시 피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