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3-멜버른-퍼핑빌리

2024. 10. 2. 16:35해외여행-멜버른.시드니

오늘은 퍼핑빌리라는 관광열차를 타는 날이다.

3개월 전에 구글맵을 통해 퍼핑빌리 티켓을 예약하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갔으나 모든 예약이 만료되어 티켓을 구할 수 없었다.

행여나 하는 마음에 마리리얼트립에서 예약을 했더니 당일 투어가 가능했다.

열차는 하루 1-2번 운행하는데 아마도 현지 여행사에서 티켓을 대량으로 사전구매해서 개인에게는 예약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 듯했다.

울면서 겨자 먹는 격이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다.

그런데 어제 현지 여행사로부터 출발시간이 9시 30분에서 11시 30분으로 늦춰진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동안 교외로만 돌았기에 올드타운을 가보지 못했으므로 오전 시간과 투어 후의 오후 시간을 활용해 뚜벅이 여행을 하기로 했다.

먼저 오전은 대성당과 의사당 주변을 둘러보고 오후에는 퀸빅토리아 마켓을 가보기로 하였다.

무료 트램을 타고 의사당역에서 내렸다.

먼저 보이는 건물은 옛 재무성 건물.

이어서 의사당 건물로 가서 간단하게 사진을 남기고 성페트릭 대성당으로 갔다.

장엄한 건물로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오래된 파이프 오르간과 아름다운 장미창을 볼 수 있다.

성당 옆으로는 피츠로이 공원이 있고 예쁜 꽃 전시장과 호주를 개척한 제임스쿡 선장의 조그만 영국풍 생가 건물 쿡스 코티지도 볼 수 있었다.

코티지 내부를 보려면 유료여서 외부만 둘러보았다.

이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호져 레인에서 그라피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후 10분 거리의 시티투어 집결지인 맥도널드로 갔다.

예정시간 보다 일찍 모든 참가자가 모여 10분 먼저 일정을 시작할 수 있었다.

첫 방문지는 사사프라스 동화 마을.

이 마을의 사사프라스 카페에서 큰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양이 너무 많아 절반만 먹고 나머지는 포장해야 했다.

이어 오늘 증기기관차를 타는 벨그레이브 역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맨지크리크역까지 30분 동안 열차를 탔다.

승무원을 포함한 직원은 자원봉사자라고 하는데 다들 연세가 있어 보였다.

그런데 모양만 증기를 뿜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석탄을 태워 움직이는 것이라 바람의 방향이 잘 못되면 매연을 뒤집어쓸 수 있다.

다들 동심으로 돌아가 난간에 걸터앉아 발을 동동거리며 30분 내내 최고 시속 30km의 협궤 열차를 탔다.

열차는 힘에 겨운지 빽빽 소리를 내며 유칼립투스 나무가 우거진 산 등성이를 올라갔다.

맨지크리크 역에서 다시 가이드 차량에 탑승한 우리는
10분 거리에 있는 그란츠피크닉 그라운드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유칼립투스 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산책코스를 30분간 걷고 사진을 남긴 후 다시 집결지로 5시에 복귀했다.

투어 참가자들은 우리 일행을 제외하면 모두 청년들이었다.

가이드의 조수석에 앉게 되어 투어 내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가이드는 50대 후반의 장년으로 수염이 덥수룩한 아저씨였는데 전직은 건설 노동자였다고 하였다.

호주의 퍼스에서 살았는데 2010년부터 멜버른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다며 현재의 직업에 만족한다고 하였다.

호주가 살기 좋은 이유는 고도의 개인주의 문화가 있으나 타인의 권리를 존중해 주고 대가 없이 어려운 이를 도와주는 따뜻한 인간미가 있기 때문이라는 개인적인 소감을 알려 주었다.

부모님은 한국에 살고 있어 지금도 한 달 정도는 한국에서 지내다 온다고 하였다.

시내에 왔으니 퀸빅토리아 마켓을 가려고 했으나 어제의 와이너리처럼 휴무라는 메시지가 떴다.

방향을 바꿔 올드타운 순환트램인 35번 트램을 타려고 했으나 운행시간이 오후 5시로 끝이나 그것도 불발되고 말았다.

할 수 없이 시내의 거리를 거닐며 로열아케이드를 거쳐 명품숍을 둘러보았다.

근 한 시간을 걸어 5시 50분이 되었다.

저녁 식사를 이곳에서 해결하기 위해 한식당 바이 코리아를 찾아갔다.

우리가 자리 잡자마자 손님이 늘어나 간발의 차로 웨이팅을 면했다.

차이나타운 안의 좁은 골목길에 있는 조그만 식당이었는데 한국인은 우리 일행뿐이어서 놀라웠다.

외국인들이 참소주나 막걸리에 양념치킨이나 잡채나 김치전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우리는 소고기 돌솥비빔밥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양이 많아 아내와 처형은 다 먹지 못하였다.

모든 일정이 끝나 야라강변을 잠시 걸은 후 숙소로 돌아왔다.

마지막 일정에 약간의 혼선이 있었지만 성공적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