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30-자다르

2022. 7. 26. 10:03해외여행-크로아티아.스위스

가늘게 내리는 비를 뚫고 남으로 방향을 잡아 자다르로 내려갔다.

자다르는 항구도시다.

본토에 붙어 있는 반도의 끝부분에 옛 성곽이 남아 있고 본토와의 사이는 수심이 깊어 천연 항구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아드리아 해가 베네치아의 안방이 되었을 때 베네치아의 소유가 되었으나 오스만튀르크의 침입을 받기도 했다.

이후에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유고슬라비아를 거쳐 크로아티아의 영토로 남게 된 복잡한 역사를 가진 도시이다.

 

이곳 옛 성채 안에는 9세기에 지어진 원형탑 모양의 성 도나투스 성당과 13세기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성 아나스타시아 대성당 등이 유명하며 반도 끝자락에는 현대적 조형물인 바다 오르간과 아드리아 해의 아름다운 석양을 마주할 수 있는 태양에 인사하기 등의 조형물이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또한 구시가지 전체에는 빨간 지붕을 덮은 옛 건물들이 많아 중세 시대의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남쪽을 향해 내려갈수록 하늘은 맑아지다가 마침내 태양과 마주하게 되었다.

일부 구간은 고속도로를 이용하였는데 크로아티아의 고속도로는 우리와 다를 바 없다.

하이패스에 해당하는 전자 톨게이트가 있고 들어갈 때 티켓을 뽑았다가 나갈 때 수납원에게 현금이나 카드로 계산하면 되는 방식이었다.

 통화는 크로아티아 통화인 쿠나와 함께 유로도 통용되고 있어서 굳이 시간이 없는 여행객들은 환전소를 이용하기보다는 톨 게이트에서 유로를 내고 쿠나로 받는 것이 낫고 수수료도 없어서 오히려 조금은 이익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운전 중에 타이어의 압력이 떨어졌다는 경고등이 들어왔다.

차량을 인수할 때부터 상태가 좋지 않아 가졌던 막연한 불안감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당장 운행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이라 자다르에 도착해서 해결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90여 분을 달려 숙소에 도착했다.

플리트비체를 출발하면서 에어비엔비 앱으로 도착시간을 알려주었기 때문에 당연히 호스트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차를 주차하고 짐을 내려 건물 입구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았다.

호스트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시도했으나 유심 칩을 갈아 끼워서인지 내가 사용법을 몰라서인지 계속 통화 실패로 나왔다.

실례를 무릅쓰고 1층에 있는 벨을 눌렀더니 남자가 나와서 자기는 잘 모른다고 하며 아기가 자고 있으니 조용히 해 달라고 말하였다.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2층으로 올라가 보니 왼쪽 방의 문이 열려 있고 그곳 거실에서 한국어가 들려왔다.

나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호스트가 나와 있지 않다고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인 여성은 조금 전 호스트와 통화할 때 우리가 내일 오는 것으로 알고 있더라며 자기가 전화해 주겠다고 했다.

머나먼 외국에서 한국인의 도움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았다.

잠시 후 호스트가 헐레벌떡 차를 타고 달려왔다.

우리에게 배정된 방은 우리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의 맞은편 방이었다.

그는 우리에게 미안하다는 말은 생략하고는 체크아웃의 방법을 알려주고 집 열쇠를 우리에게 전달해 준 다음 세금을 현금으로 줄 것을 요구하였다.

찬찬히 계약서를 읽어 보니 후불로 세금을 내도록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에게 쿠나로 세금을 주었다.

숙소의 위치는 자다르의 올드타운에서 차로 10여 분 떨어져 있는 주택가에 있어서 우리는 짐을 정리하고 관광을 위해 자다르 항구로 갔다.

우선 차로 올드타운을 한 바퀴 돌면서 주차할 곳을 찾았으나 예상대로 주차 공간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올드타운을 빠져나와 선착장 인근에 있는 무료 주차장을 갔더니 마침 한 곳이 비어 있었다.

 

우리는 그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 다니기로 하였다.

다행히 무료 주차장과 올드타운 사이에는 도보 교가 설치되어 있어 먼 거리를 우회하지 않도록 배려해 주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성문이 보이고 그 주변으로 나지막한 성벽이 이어져 있었다.

로마시대 때부터 조성되었을 광장이 나타나고 커다란 둥근 원형탑 모양의 성 도나티우스 대성당이 보였다.

빈 공간에는 옛 건물의 기둥이 몇 개 남아 있고 그 앞에는 성 이스타시아스 대성당이 자리 잡고 있었다.

방문했을 때의 시간이 늦어 입장할 수는 없었지만 고즈넉한 중세 분위기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광장 끝은 바로 푸른 아드리아 해로 연결되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즐기기 위해 해변을 걷고 있었다.

우리도 천천히 반도의 끝에 있는 태양에 인사하기를 찾아갔다. 해는 반도 끝을 비추며 붉은 자취를 더해 가고 있었다.

크로아티아의 전통복장을 입은 어린 남녀 무리가 오더니 그 조형물을 배경으로 태양을 마주 보며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주어 석양의 황혼을 더욱 아름답게 해 주었다.

의외로 바람이 차게 불어 모두들 추위에 몸을 움츠렸다.

머나먼 수평선으로 떨어지는 태양과 그 곁을 스쳐 지나가는 유람선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겼다.

그러나 태양에 인사하기에 조명이 켜지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 우리는 자리를 떠나야만 했다.

플리트비체에서 출발하기 전에 차 안에서 먹었던 주먹밥이 오늘 먹은 것의 전부였기 때문에 다들 배가 고파졌다.

뭐를 먹을까 고민하다가 근처 피자 맛집으로 가기로 하고 구글 맵을 돌려 갔다.

식당 바로 앞에 와서 찾지를 못해 인근 식당에 들어가 위치를 물으니 건물 골목길을 지나 좌측에 있다고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동업자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식당 이름은 tri bunara인데 화덕피자 전문점으로 다양한 피자가 메뉴판에 올라와 있었다.

우리는 마르게리타 피자를 시작으로 3개의 피자를 주문하고 생맥주도 주문했다.

운전을 담당했던 나는 생수로 대신했다.

모두들 배가 고파 맛있게 피자를 먹었다.

사실 피자 자체가 맛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추가로 참치 피자를 하나 더 주문해서 먹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섰다.

 

숙소에 도착한 나는 숙소 근처에 카센타가 있는지 검색해 보았다.

해외에서는 카센타라고 하면 알아듣지 못한다고 한다.

bodyshop이 우리가 뜻하는 카센터이다.

다행히 우리가 가려는 길 근처에 바디샵이 있어 별 표시를 해 두고 잠자리에 들었다.

모두들 4시간에 걸친 트레킹과 장거리 이동으로 인해 지쳤는지 일찍 자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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