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3. 12:12ㆍ해외여행-크로아티아.스위스
다시 전망대로 올라와 뮈렌으로 내려가는 케이블카에 몸을 실었다.
다음 가야 할 곳인 클라이네 샤이덱을 가장 빠르게 가기 위해서는 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무슨 연유에서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뮈렌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그뤼츠알프로 가서 라우텐부르넨으로 이동하는 우회로를 선택하여 계획을 세웠다.
나의 잠재의식 속에 뮈렌이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블로거의 글이 남아 있어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여기서도 자유여행의 즐거운 돌발 상황이 이어졌다.
뮈렌은 상대적으로 저지대인 라우텐부룬넨에서 바라보면 높은 절벽 위에 푸른 잔디밭을 배경으로 듬성듬성 스위스 전통가옥이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뮈렌에서 비르그를 올라가기 위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다보면 케이블카 정류장이 있는 곳에서부터 사람이 살 수 있는 최대치의 경사면이 있는 산 중턱 부분까지 여기저기의 평지를 활용하여 초지가 조성되어 있고 소나 양이 그 풀밭을 배회하며 풀을 뜯고 있고 그 한 켠에는 조그만 통나무집이 세워져 있었다.
어떻게 이런 곳에서까지 사람이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그 한계면 바로 위에는 만년설이 하얗게 덥혀 있고 그 만년설이 녹은 물줄기는 조그만 계곡을 이루며 급한 경사면을 질러 내려가 마침내는 폭포가 되어 라우텐부루넨의 저지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다시 들어가 직원에게 sbb 앱을 보여주며 뮈렌BLM 정류장의 위치를 물어보니 손짓으로 직진하라고 알려 주었다.
이렇게 우연히 뮈렌 마을을 관통하는 길을 걷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비르그 쪽의 경치도 훌륭했지만 반대편 흑백사진이 있는 곳의 전망은 더더욱 감탄을 자아냈다.
나는 다음 일정을 위해 서둘러 가야 해 마음이 급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경치에 빠져 사진 찍느라 도대체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였다.
이럴 때는 빨리 포기하는 것이 마음 편했다.
덕분에 우리는 뮈렌의 나무 둥치라고 하는 한국인에게는 유명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고 나무둥치 조금 아래 절벽 가장자리에서 라우텐부룬넨 마을과 흑백의 알프스 암봉을 한 화면에 배경으로 넣어 사진을 찍기도 하고 길 가운데에서 하트 포즈로 찍기도 하고 야생화가 활짝 핀 풀밭 위의 통나무 전통가옥을 배경으로 찍기도 하면서 시간을 마냥 지체하였다.
비르그와 뮈렌에서 예정에 없던 시간을 보내고 나니 당초 계획보다는 근 1시간이 지체되어 있었다.
뮈렌 BLM에 도착한 우리는 몇 량 되지 않는 산악열차를 타고 그뤼츠알프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오른쪽은 절벽, 왼쪽은 가파른 산악 경사면.
그런데 그 산길은 트레킹 코스로 조성되어 있는지 중간중간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걷고 있었다.
우리야 극동에서의 먼 거리를 비행해 와 4박의 짧은 기간 동안 체류하고 가야 하는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이라 불가능하겠지만 유럽 사람들에게는 이곳이 마치 우리의 북한산이나 관악산처럼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와서 자연을 즐기고 갈 수 있는 친근한 곳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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