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3. 12:24ㆍ해외여행-크로아티아.스위스
그뤼츠알프에서는 다시 곤돌라로 갈아타야 했다.
경사가 급해 열차로는 갈 수 없었던 것이다.
내린 곳은 라우텐부룬넨 역의 길 건너편.
역구내로 들어와 무료 화장실을 이용한 다음 이번엔 클라이네 샤이덱으로 올라가는 산악 열차를 탔다.
역시 대기시간은 10여 분.
이번에도 산악 열차는 급경사를 올라갔다.
먼저 울창한 산림지역을 통과하는데 오른쪽으로는 가파른 경사면이 이어지고 왼쪽으로는 라우터부룬넨의 저지대를 볼 수 있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지날 때면 우렁찬 계곡물소리가 귓전을 때리고 숲속을 지나칠 때는 주위가 어두워지곤 했다.
그러다가 도착한 마을은 벵엔.
이곳은 뮈렌의 맞은편 산 중턱에 있는 마을로 뮈렌과 마찬가지로 화석연료를 이용한 차량 진입이 금지되어 있는 청정지역이다.
이곳에서 멘리헨으로 올라가는 곤돌라를 탈 수 있는데 일정에 여유가 없어 포기했던 코스이기도 했다.
이곳에서도 뮈렌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조성되어 있어 많은 관광객이 묵고 가는 곳이라고 한다.
벵엔에서 잠시 멈춘 열차는 고도를 점점 높여 클라이네 샤이덱에 도착했다.
클라이네 샤이덱만 해도 해발 2,061m.
인터라켄에서 왼쪽으로 그린델발트로 올라오던 아니면 오른쪽으로 라우텐부룬넨으로 올라오던 융프라우요흐로 가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내려 기차를 갈아타야 한다.
그런데 약간의 착오가 있었던 것이 클라이네 샤이덱에도 뮈렌이나 벵엔처럼 아기자기한 마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해결하기로 했었는데 막상 올라와 보니 기차 역사와 주변의 호텔 몇 동 외에는 마을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이것도 사전 조사가 부실했던 결과였는데 아무리 오래전부터 인터넷을 검색하여 조사하더라도 다녀와 본 전문가의 도움이 없다면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럴 거면 벵엔에서 내려서 멘리헨으로 올라갔다 오는 것이 나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여행의 아쉬움은 다음 여행을 위한 여백이라 여겨야 했고 다행히 이곳에서 바라보는 융프라우 봉우리와 아이거 산은 그 크기가 압도적으로 어마어마해서 모두를 실망시키지는 않았다.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역사 내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7명 모두가 앉을 자리를 찾자 독일계가 뚜렷해 보이는 여성 웨이터가 구석진 곳으로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입구에는 관광객의 주문을 돕기 위해 음식 사진이 게시되어 있었는데 우리도 그것을 보고 햄버거와 소시지 등을 주문했다.
가지고 온 맥주가 조금 있어서 웨이터에게 영어로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았는데 영어에 능통하지 못한지 내 영어가 짧았는지 명쾌하게 허락한다는 표현을 듣지 못하고 꺼내서 마셨다.
이 높은 고도에서도 파리의 생존력은 뛰어나서 한 마리가 우리의 식탁을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가운데 식사를 마친 우리는 밖으로 나와서 거대한 바위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낮은 고도였던 라우텐부룬넨에서는 좋았던 날씨가 변덕을 부려 비를 흩뿌리기 시작했다.
시간도 벌써 3시를 넘어서고 있어서 역사 건물에 있던 기념품 상점을 몇 번 들락날락한 후 그린델발트를 거처 인터라켄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라우터부룬넨에서 클라이네샤이덱으로 올라오는 풍경도 숲과 폭포와 계곡과 절벽으로 절경이었는데 그린델발트로 내려가는 풍경도 그에 못지않게 훌륭했다.
특히 파아란 하늘 아래 거대한 아이거 산의 북면을 배경으로 젖소와 초원과 통나무집이 점점이 흩어져 있어 스위스 특유의 풍광을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는 노스페이스라는 등산복 전문 브랜드를 잘 알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북쪽에 있는 벽이라는 뜻인데 전문 산악인의 불굴의 도전 의식을 상징한다.
스위스에는 3개의 유명한 노스페이스가 있는데 이곳 아이거 산과 마테호른 산 그리고 그랑드조라스 산이다.
아이거 산의 북벽은 1800미터나 수직으로 솟구쳐 있어 이곳을 오르고자 했던 수많은 산악인들이 자신들의 목숨마저 바쳐야 했던 곳이다.
등반과는 거리가 먼 일반인이야 이곳을 장엄한 자연의 하나로 경이로움을 느끼고 지나가는 곳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걸고 탐험해야 할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린델발트에 도착한 우리는 열차를 갈아타야 했다.
그때 한 무리의 중국인 관광객이 우리가 탔던 객실에 들이닥쳐 자기들 좌석이라고 주장했다.
2등석은 자유석으로 알고 있으나 단체가 예약할 경우에는 비켜주어야 하는 것 같았다.
당시에는 그런 사실을 잘 알지 못해 우리는 중국 단체관광객에게 알아들을 수 없는 우리 말로 험담을 하며 자리를 비켜 주었다.
이곳 그린델발트는 인터라켄 다음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숙소로 선택하는 곳인데 아이거 산자락이 마을까지 내려와 있어 풍광이 아름답고 피르스트와 융프라우요흐로 바로 올라갈 수 있어 여러모로 편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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