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9-위대한 설계

2022. 8. 22. 15:31책읽기

몇 년 전 한번 읽고 책장에 고이 모셔 두었던 위대한 설계를 다시 꺼내 읽었다.

지금은 다른 별나라로 이주한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믈로디노프의 공저이다.

스티븐 호킹은 모두들 알다시피 근위축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육신이 사그라들어가는 와중에도 세계 물리학에 지대한 공헌을 한 학자로 위대한 정신승리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책은 200여 페이지로 얇지만 내용은 무척 어렵다.

우선 양자역학을 이해할 수 없다.

물론 저자는 읽는 사람의 수준을 생각해서 쉽게 쓴다고 노력했겠지만 양자역학은 가르치는 교수도 모르고 배우는 학생도 모른다고 할 만큼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은 분야이다.

그런데 그런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영원한 철학적 과제인 존재의 문제를 풀어내려고 하니 나의 지적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책이 되고 말았다.

 

그리스 철학과 고전 물리학을 설명하는 부분, 그리고 양자의 이중성을 밝혀낸 유명한 이중 슬릿 실험을 설명하는 부분까지는 그럭저럭 그런가 보다 하고 이해할 만 하다.

하지만 리처드 파인만의 양자역학 방정식을 설명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검은 것은 글씨고 흰 것은 종이라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다.

이렇게 범인은 양자역학에 대해 이해하기도 어려운데 과학자들은 양자역학을 통해 발견한 양자 중첩 현상을 이용하여 지금의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양자컴퓨터를 만들고 있다 하니 존경스럽기 그지없다.​

1900년 대에 발견한 전자기 현상을 이용한 각종 가전제품이 널리 쓰이는 것은 100년이 지난 지금이듯 앞으로 100년 후면 지금 과학자들이 하나둘씩 찾아내고 있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한 신박한 문명의 이기들이 넘쳐 날 것이다.

어쨌든 꾸역꾸역 책장을 넘기다 보면 첫 장에서 제기했던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만날 수 있는데 창조는 자발적이고 존재는 지극히 드문 확률의 우연이 겹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 책 제목인 위대한 설계가 개신교에서 주장하는 지적 설계론을 비꼬아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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