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0-모친상경-행주산성-에덴그린농원-일산

2022. 9. 10. 09:35국내여행

월요일과 화요일은 내가 출근하는 날이라 어머니는 집에 계셨다.

 

그나마도 이틀 내내 비가 오는 바람에 어머니는 조경이 잘 되어 있는 아파트 단지 내 구경도 다니지 못하시고 며느리와 딸과 함께 고스톱으로 시간을 보내셔야 했다.

수요일 아침, 오늘은 일산에 있는 어머니의 손위 동서 댁을 방문하기로 한 날이다.

1시간 30여 분이나 걸리는 곳을 한 번에 가기도 힘이 들고, 형수님께 중식을 준비시키는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행주산성을 관광하고 인근 장어집에서 식사를 하고 가기로 하였다.

행주산성을 가기 위해서는 내비에서 대첩문을 검색해서 가야 한다.
 
 
그냥 행주산성을 검색하면 도로 중간으로 나와 낭패를 만나기 쉽다.

부친이 돌아가시기 전 1994년도 즈음에 이곳을 한번 방문한 이래 근 20여 년 만에 다시 방문한 관계로 마치 처음 와본 것처럼 느껴졌다.

그때는 성안으로 들어가서 관광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성벽 길이 잘 조성되어 있었다.

힘들게 휠 체어를 밀고 올라가는 길에 휠체어를 끌어준 이름 모를 여성 관광객.

 

언니가 휠체어를 타고 있어 어려움을 잘 안다며 도와주었다.

 

전혀 모르는 우리에게 베풀어 준 그녀의 친절에 감사드린다.

주차료는 무료,
 
입구에서 휠체어를 빌리기 위해 사무실 문을 열고 물어보았다.
 
관광안내소가 대첩문 안에 있는데 가보지도 않고 문을 두드렸던 나에게 그 직원은 친절하게도 휠체어 보관 장소까지 안내해 주었다.

어머니를 태우기 전에 또 다른 직원이 헐레벌떡 나오더니 손잡이와 의자에 소독약까지 뿌려 주었다.

 

우리나라 공무원의 친절도가 이 정도였다.

 

내가 어머니를 태우고 출발하려고 하자 그 직원은 길이 가팔라 힘들 것이라며 걱정까지 해 주었다.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전동차가 준비되어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된 것이 나에게는 불행의 시작이었다.

 

대첩비 까지는 800m 남짓이었지만 등산 수준의 가파른 경사로 인해 올라가는 내내 땀을 흘려야 했다.

힘겹게 올라간 정상.

 

오른쪽으로는 한강 하류가 보였고,

 

청명했던 날씨 탓에 멀리 서울 시가의 모습과 북한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였다.

멀리서 오신 어머니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되었다.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한 곳은 에덴 그린농원.

치아가 시원치 않으신 어머니는 생선을 좋아하시는데 특히 장어를 더 좋아하신다.

가격이 비싸 자주 사드리지는 못했지만 모처럼 호사를 누리기로 하였다.

셀프 방식으로 운영되는 이곳의 장어 품질은 기대 이상이었다.

 

가격도 1인분에 3만 원 정도.

 

한 마리가 1인분인 듯했는데 장어살이 지금껏 본 장어 중 가장 두툼했다.

 

숯불에 구운 장어는 어머니의 입맛에 더없이 맞아 우리는 모두 4인분을 주문해서 먹었다.

 

배가 불러 다른 음식은 추가하지 못하고 커피를 뽑아 야외 데크에 앉아 기름기를 없앴다.

30분을 더 달려 어머니의 손위동서-나에게는 중백모 댁에 도착했다.

 

올해 93세 되시는 큰 어머니의 건강이 86세이신 어머니보다 더 좋아 보여 우리는 놀랐다.

 

형수님이 함께 모시며 잘 봉양한 것이리라...

형님은 서울 용산교회의 부자 장로이신데 은퇴하신 지 15년을 넘겨서인지 건강이 예전만 못해 보였다.

 

하지만 아직도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신다고 하였다.

형님댁에서 1시간 세상살이 이야기를 나눈 후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수도권 순환도로 중 상습 정체구간인 부천 구간을 지나와야 해서 6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