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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3-만남 기념파티-부산횟집
아내를 만난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조촐한 파티를 하기로 했다. 당초엔 만남 당일 하기로 했는데 여름휴가로 부산 횟집이 쉬는 바람에 하루 지연되었다. 회보다는 곁반찬을 더 좋아하는 아내의 취향에 부합하는 횟집이다. 두 사람이라 5만 원 모둠 회를 주문하면 바로 나오는 것들. 번데기.멍게.셀러드... 다 맛이 좋다. 다음으로 전복 찜. 새우튀김. 파전. 그리고 뜨겁지만 시원한 미역국이 솥째 나온다. 다음으로 따뜻한 무쇠 그릇에 담겨 나온 건 돼지고기 불고기와 콘치즈, 그리고 초밥 4피스. 콘치즈는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이템이다. 메인 회... 우럭과 광어와 능성어인 듯. 마지막은 우럭 머리를 넣어 끓인 매운탕에 라면사리. 소주 한 병으로 남은 30년도 함께 행복하게 살자며 건배하였다...
2022.08.27 -
20220802-만남 40주년 기념일
아내를 처음 만난 날이다. 40년 전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옆 지하 커피숍. 육촌 누이의 소개로 5 대 5 미팅이었다. 나는 버스표를 냈는데 마침 버스표가 없었던 아내는 먼저 버스표를 집었던 친구에게 양보를 받아 나와 짝이 되었다. 운명의 시작은 그렇게 우연이 겹쳐 일어나나 보다. 아내를 처음 보았을 때 세장형의 예쁜 몸과 계란형 얼굴이 첫눈에 다가왔다. 그 이후로 대구와 서울을 오가는 장거리 연애가 시작되었고 7년의 우여곡절 끝에 결혼으로 이어졌다. 나는 여러모로 부족한 이와 오랜 세월 같이 해준 아내에게 미고사로 건배사를 외쳤다.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
2022.08.27 -
20220517-은퇴한달 정산
4월 15일 마지막 근무를 마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출근을 위해 35년을 켜 두었던 알람을 끄고 산지 한 달. 시간에 쫓겨 일찍 일어나야 할 일이 사라진 한 달이었다. 덕분에 모든 일상이 한 시간씩 늦어졌다. 점심 식사도 저녁 식사도 취침 시간도...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정리해 보았다. 우선 그동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서재 정리를 끝냈고 두 곳의 화장실에 발포 시트를 모두 발라 타일이 떨어지는 사태를 미리 차단했다. 쓰지 않게 된 컴퓨터 책상은 당근 마켓을 통해 팔았고 시들어 죽은 화분도 정리했다. 그리고 스캐너를 사서 틈틈이 옛 사진을 파일로 저장해 두었다. 다만 생각했던 것만큼 여행을 가지는 못했고 한 달 살기 같은 장기간 여행은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대신 3시간 걸리는 수리..
2022.08.27 -
20220508-어버이날
어버이날이다. 어머님께는 일찍 전화로 안부를 여쭈었다. 어버이날을 맞아 어제저녁 딸이 양 갈비를 사주겠다고 하였다. 당연히 ok. 예약이 안된다고 해서 5시 30분에 집을 나서 군포 시청 앞에 있는 양 갈비 집으로 갔더니 떡하니 예약석 팻말이 식탁에 놓여 있었다. 다른 빈자리도 없고... 분개한 우리는 산본역 앞 양 갈비 집으로 발길을 옮겼더니 그곳도 만석이라 입장불가였다. 차선책으로 고른 곳이 신씨화로 집. 건물 2층에 있는데 식탁 10여 개 정도의 조그만 고깃집이었다. 우리는 등심, 갈빗살, 삼겹살 세트 68,000원으로 주문했다. 숯불은 옹기에 조그마하게 나오는데 식사 내내 충분한 화력을 유지했다. 딸이 만들어준 꿀술... 소주컵에 소주 90, 맥주 10의 비율로 만든단다..
2022.08.27 -
20220429-할아버지 연습
나의 손위 동서의 딸, 그러니까 평촌 처형의 딸은 스코틀랜드 애딘버러에서 살고 있는데 결혼 후 7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작년 말에 엄마가 되었다. 질녀는 남편, 즉 질서와 둘이서 낯설고 물설고 말선 이국땅에서 갓난아이를 키우기가 너무 힘들다며 작년 12월에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고자 코로나를 뚫고 일시 귀국하였다. 우리는 갑자기 이모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다. 정식 명칭은 종조부, 종조모가 되겠지만... 모처럼 집안에 갓난아기가 태어나자 9자매 동서의 단체 카톡 방은 아기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진과 동영상과 이를 본 이모할매들의 격한 리액션으로 쉴 틈이 없었다. 다들 코로나로 인해 아이의 실물을 보지 못한 것에 아쉬워하곤 했다. 그런데 이달 들어 아이가 머무르고 있는 평촌 처형 집에 부분 리모델링..
2022.08.27 -
20220424-모둠새순쌈밥
매년 이맘때면 안계에 사시는 처형께서 봄 선물을 보내 주신다. 올해도 어김없이 산야에서 채취하신 귀한 새순들을 보내 주셨다. 부추.오가피나무순.당파.돌미나리.엄나무순.가죽나무순... 깨끗하게 씻어 돼지고기 불고기와 함께 쌈을 싼다. 쌈을 쌀 때는 나무순을 골고루 하나씩 넣고 볼이 미어지도록 크게 만들어 먹어야 한다. 그러면 쌉싸름한 봄 내음이 입안 곳곳을 적시며 식도를 타고 내려간다. 세상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혼돈이지만 자연은 순리대로 때에 맞춰 자신의 몸을 인간에게 귀한 먹거리로 내어준다.
2022.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