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이야기(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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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0-설날 위령 미사
세 자녀가 가톨릭에 입교한 이래 우리는 유교식 제사 대신 자녀들이 성당에서 조상을 위한 설날 위령 미사를 함께 봉헌한다. 어떨 때는 산본에서, 어떨 때는 대구에서 봉헌하는데 올 해는 대구에서 봉헌했다. 설날 아침 망 90의 어머니께 먼저 세배를 드리고 떡국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 후 인근의 태전성당으로 갔다. 대구는 아직 유교적 관습이 남았는지 마치 제사상 차림처럼 제대 앞에 조상의 이름과 과일 같은 제수를 올려놓았다. 봉헌 대신 분향으로 제사 기분을 낸 후 신부님의 강론과 축복, 미사 후 짧은 연도로 차례를 대신했다. 여성들의 고단한 제수 노동을 피하면서 경건하게 조상을 기린 하루였다.
2024.02.10 -
20240208-용서
레지오 단원들은 일 년에 두 번 상하반기로 나누어 전단원 교육을 받는다. 저명한 외부강사를 초빙해서 레지오 단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교양을 높이는 시간이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대개의 경우에는 주임신부의 강론을 듣는 경우가 많다. 지난주 전단원 교육에서 주임 신부님은 용서에 대해 강의하셨다. 긴 글이지만 정성스럽게 준비한 강론을 흘려버리기 아까워 공유해 본다. 미움이 그친 바로 그 순간(용서에 대하여) 찬미 예수님! 2024년도 벌써 한 달이 지나고 2월 첫째 주일을 맞이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어떤 결심을 하셨나요? 혹시 지키기 너무 어려운 것을 결심하셔서 힘들어하고 계시지는 않은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을 사랑하시는 그분의 사랑에 감사하며, 이 한 주간을 잘 보내시기를 바랍..
2024.02.08 -
20230714-CU 서기 피선
금정성당의 다윗의 탑 cu의 서기가 임기 만료로 공석이 되었다. 한 달에 한번 금정성당의 각 쁘레시디움의 간부들이 모여 월례회의 후 서기를 뽑았다. 다들 기도할 때는 큰일을 서슴지 않고 맡아 완수하겠다고 하지만 막상 자원하는 단원이 없다. 나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했었는데 전임 서기의 추천으로 후보자에 올랐다. 기쁘게도 2등으로 낙선했으나 1등 선출자가 극구 고사하면서 나에게 그 잔이 돌아왔다. 먼저 나서서 일을 떠맡지는 않지만 성격상 주어진 일은 거절할 수 없어 수락하였다. 하지만 과로사한다는 백수인 점과 자주 의무를 게을리할 것이라는 점을 먼저 알리고 미리 양해를 구했다.
2023.07.15 -
20230427-관면혼배미사
나의 대부님의 맏이가 짝을 찾아 혼인하게 되었다. 그런데 신부가 세례를 받지 않아 혼배미사를 치를 수 없어 관면혼배미사로 대신하게 되었다. 대부님의 자매님이 우리 부부에게 관면혼배미사의 증인이 되어 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입교한 지도 일천하고 신앙도 깊지 않은 우리가 젊은 청춘의 결혼식에 증인이 된다는 것에 부담이 되었지만 간곡한 청을 뿌리치지 못하였다. 목요일 평일 미사가 끝난 후 신부님의 주관으로 미사가 진행되었다. 정식 혼배미사와는 격조와 소요시간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 신부님의 기도로 시작된 미사는 신랑신부의 서약과 이를 담보하는 반지교환, 그리고 기념사진을 끝으로 20여분 만에 끝났다. 성가도 축가도 없는 간소한 전례였다. 그러나 미사 중 결혼도 하지 않은 신부님의 강론이 의미 깊었다. 결혼은..
2023.04.28 -
20230312-아치에스
아치에스는 라틴어로 acies이며 진을 친 군대라는 뜻이다. 레지오 마리애는 성모님의 군단이라는 의미이므로 모든 레지오 단원은 1년에 한번씩 아치에스 행사를 통해 성모님 앞에서 군대사열을 실시하게 된다지난 3년 동안 코로나로 인해 약식으로 진행하거나 취소되었던 아치에스가 올해는 제 모습 대로 진행되었다.진행순서는 깃발 입장. 묵주기도. 까떼나 등의 순서로 진행되며 마지막은 기념촬영으로 끝이 난다.모처럼의 행사를 마친 단원들과 주린 배를 채운 후 카페라떼를 앞에 두고 즐거운 수다시간을 가졌다.
2023.03.13 -
20230225-김수환추기경 사랑과 나눔공원
은퇴 후 한 달에 한 번은 대구에 거주하시는 어머니를 찾아뵙고 있다. 올해 미수가 되신 어머니. 돌아가신 후 산소에 자주 가 보는 것보다 살아 계실 때 손 한번 더 잡아드리고 얼굴 한번 더 뵈려 하고 있다. 오늘은 어머니와 누님과 함께 군위에 있는 김수환 추기경 생가에 조성되어 있는 사랑과 나눔 공원을 다녀왔다. 강원도에 봄을 시샘하는 눈이 내려서인지 바람 끝은 차가웠지만 햇살은 따뜻했다. 예전엔 추기경의 생가만 덩그러니 한 채 있었는데 산등성이 전체를 공원으로 꾸며 놓았다. 당연히 기념관도 있고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경당도 있다. 10 여분 둘러보고 군위묘원에서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출발했다.
2023.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