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일찍 먹고 들린 치명자산 성지. 주차장 부근에는 동정부부를 기리는 조형물이 조성되어 있고 성지는 등산 수준으로 산을 타고 올라가야 만날 수 있다. 산 중턱에는 동백꽃이 붉게 피어 있었다.

풍남문 성지는 전동성당 옆에 있으며 따로 조성된 시설이 없다. 방문도장은 전동성당에서 한꺼번에 받아야 한다.

서천교 성지는 다리인데 별도의 성지 표시가 없다. 방문 확인은 전동성당에서 풍남문 성지와 초록바위 성지와 함께 받아야 한다.

날이 밝아 다시 시작한 순례길. 먼저 방문한 곳은 전동성당. 인근 한옥마을과 남문시장과 경기전과 풍남문 성지와 붙어 있다. 방문 도장은 입구에서 성지순례 책을 내밀면 자원봉사자가 알아서 네 곳에 쾅쾅 도장을 찍어 준다. 남문시장 안에는 유명한 콩나물국밥집이 있으니 점심 식사로 좋았다.

초남이 성지는 동정 부부의 성지이다. 사실 부부라는 것이 대를 잇기 위한 결혼제도인데 동정을 지키면 아이를 낳을 수 없어 본질을 벗어나게 되니 신앙의 길은 멀고도 험한 것이다. 이곳엔 조그만 연못이 있는데 이는 집을 부수고 집터를 파서 웅덩이를 만드는 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근처에서 저녁을 먹으며 아내가 물었다. 신앙의 길을 제대로 가려면 앞으로라도 동정을 지키면 어떻겠냐고...... 나는 말없이 밥만 먹었다.

되재 성지에는 한옥 고택을 보는 듯한 성당이 있다. 처마를 길게 내어 회랑까지 만들 정도로 웅장하게 지어진 한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