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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4-밀라노-갤러리아
미사를 마치고 나온 뒤 광장에서 하늘을 찌를 듯한 수십 개의 첨탑으로 유명한 성당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근처에 있는 갤러리아로 향했다. 이곳 갤러리아에는 구찌, 프라다, 지방시 같은 명품을 파는 상점이 즐비해 있는데 사거리 중앙에 있는 바닥의 대리석 장식을 한 바퀴 돌면 밀라노를 다시 방문한다는 속설이 있어 우리는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두 바퀴씩 돌았다. 마침 셀카봉이 고장 나 누가 파는 사람이 없나 돌아보았더니 역시나 아프리카계 청년이 여러 개의 셀카봉을 두 손에 가득 들고 다니며 이사람 저사람에게 사라고 권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하우머치 했더니 10유로라는 답이 오길래 바로 5유로 했더니 그보다 더 빨리 ok하고 셀카봉 하나를 나에게 넘겨주었다. 한번 지나가면 다시 볼 수 없는 ..
2022.07.12 -
20170604-밀라노-두오모
6월 4일 일요일, 오늘은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기로 하고 호텔에서 제공하는 간단한 빵과 커피로 조식을 마친 후 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탈리아 여행 기간 동안 두 번의 주일을 지키게 되어 있어 우리 부부는 현지에서 미사를 드리기로 하였다. 원활한 미사 진행을 위해 인터넷으로 한글-이탈리아어 미사 전례문을 검색하여 보았으나 찾을 수 없었고 한글-영어 본과 영어-이탈리아어 본 만 찾을 수 있었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 한글-영어-이탈리아어 본으로 편집하여 출력해 가져왔었다. 하지만 로마에서는 바티칸 박물관 관람으로 인해 시간이 지체되어 주일 미사 대신 화요일 미사를 드릴 수밖에 없었고 이곳 밀라노에서는 그 출력물을 어디에 두었는지 찾지 못하여 애써 만든 세 나라 언어로 된 미사 전례문은 ..
2022.07.12 -
20170603-밀라노-시에나호텔
밀라노는 파리의 프랑스와 함께 대표적인 패션도시로 알려져 있는데 도착해서 숙소로 가는 길을 걸어가면서 만난 남녀 모두 잘 차려입은 옷에 키가 크고 늘신하여 보는 눈이 시원시원했다. 밀라노로 오는 기차 안에서 80대로 추정되는 부부와 마주 앉게 되었는데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했지만 백발의 귀티 나는 할머니는 예쁜 귀걸이로 자신에게 아직도 아름다움에 대한 자부심이 남아 있음을 은근히 우리에게 보여 주었더랬다. 우리 부부는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우리도 늙으면 저들처럼 같이 손잡고 우아하게 다니자고 약속하였다. 남부투어에서 보았던 남부 이탈리아의 판자촌을 통해 남부 이탈리아의 취약한 경제력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곳 밀라노는 이탈리아 제2의 도시답게 현대적인 고층 건물도 많았고 도시 규모도 훨씬..
2022.07.11 -
20170603-몬테로소알마레
아직까지는 약간 남아 있던 이탈리아 철도청에 대한 나의 불신을 비웃듯 기차는 예정대로 도착하여 우리를 몬테로소에 내려 주었다. 몬테로소는 친퀘테레-다섯 마을이라는 뜻-의 하나로 모두 절벽에 매달린 집과 바닷가의 조그만 해변을 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이야 상수도가 있고 전기가 있고 기차나 차량이 있지만 그것이 없었을 과거의 삶을 생각해 보면 식수도 구하기 어렵고 곡물을 재배하기에도 공간이 많지 않은 이곳에서의 삶은 마냥 낭만의 눈으로 보기에는 녹녹치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국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때는 국가의 지원으로 삶을 이어갔겠지만 그러지 못한 시기가 더 많았던 이탈리아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 민초의 힘겨웠을 삶이 느껴졌다. 우리는 역사를 나와 인포센타에서 하루치 보관료..
2022.07.11 -
20170603-피사
6월 3일 토요일, 오늘은 기차를 이용해 피사에서 3시간, 몬테로소 2시간 관광 후 늦은 저녁에 밀라노로 들어가는 복잡한 일정을 진행해야 하는 날이다. 기차가 연착하거나 결행할 경우에는 대책이 막막한, 조금은 두려운 일정이다. 아침 일찍 여인숙 같은 호텔의 좁은 식당에서 커피와 빵 등으로 조식을 간단히 해결하고 왔던 길을 다시 걸어가 피렌체 역으로 갔다. 예약해 둔 기차표에 착실히 펀칭을 하고 20분 정도 기다려 피사 중앙역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이탈리아 각 역에는 여행객을 위해 가방 보관대가 반드시 있었는데 피사 중앙역에 내려서도 안내 표지판을 따라가니 기차역 밖의 별도 건물에 유인 보관시설이 있었다. 10 몇 유로의 다소간 비싸다고 생각되던 하루치 보관료를 내고 가방을 맡긴 우리는 피사 두..
2022.07.11 -
20170602-피렌체-산 로렌초 성당-중앙시장
힘들게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숙소 인근의 산 로렌초 성당으로 왔다. 이 성당은 이 도시의 군주였던 메디치 가문을 위한 곳으로 가족묘가 성당 안에 조성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미완성인 상태라고 한다. 성당 전면이 다른 성당에 비해 뭔가 허전했던 이유가 그것이었다. 이 성당 옆에는 피렌체 중앙시장이 있다. 건물 내에도 건물 밖에도 각종 가죽제품을 파는 상점이 즐비했다. 우리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살 만한 것이 있나 구경하다가 이름을 알 수 없는 조그만 로고가 박혀 있는 빨간색의 자그만 여성용 손지갑을 발견했다. 가격을 물으니 50유로라고 하길래 과감히 25유로를 불렀다. 손사래를 치는 아랍계 친구를 뒤로하고 다른 곳으로 가려고 나서니 우리를 불러 세웠다. 진짜 가죽이냐고 ..
2022.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