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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3-레지오 마리애
2018년 7월 대구달성고령지사장으로 인사발령이 나면서 퇴단해야 했던 레지오 마리애에 다시 나갔다. 안양지사로 복귀한 2021년 부터 나갈 수 있었으나 처음엔 코로나를 핑계로...그리고 나중엔 단원이 되면 받을 속박이 싫어서 차일피일 했었다. 하지만 미사 때마다 마주치는 옛 교우의 간곡한 손길을 뿌리칠 수 없어 추석 연휴 후에 나가겠다고 말을 내뱉고 말았다. 내가 지어낸 말에는 책임을 져야 하겠기에 도살장 끌려가는 소의 심정으로 다녀왔다. 내가 속했던 쁘레시디움은 천사들의 모후. 주회합 연차가 1,200회가 넘는 오래된 쁘레시디움이다. 우연히 성당에서 만난 대학 1년 선배의 권유로 세례 받은지 6개월만에 아무것도 모른 채 단원이 되었다. 내가 서기이던 때 1,000차 주회 기념식을 성..
2022.09.14 -
20220904-내전기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올라오는 일요일. 지난번 갈리아 전쟁기에 이어 카이사르가 직접 쓴 내전기를 읽었다. 카이사르가 8년에 걸쳐 현재의 스페인 북부와 프랑스 전역 그리고 라인강 서부와 잉글랜드 남부 지역을 평정하고 있을 때 그의 정적 폼페이우스는 카이사르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것에 대하여 공포심을 가지게 되고 마침내 원로원과 결탁하여 카이사르를 국가의 적으로 선포한다.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서 루비콘 강을 앞둔 카이사르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고 쿠데타를 일으킨다. 카이사르의 내전기는 이후 스페인 전투와 그리스 전투 그리고 이집트로 건너간 폼페이우스를 쫓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도착한 카이사르가 이집트 왕위를 둘러싼 이집트 내전에 개입하는 것에서 끝이 난다. 카이사르가 10군단을 필두로 그를 지..
2022.09.14 -
20220901-동묘
모교를 방문하고 집으로 오는 길. 모처럼 먼 길을 왔으니 인근의 사적지를 찾았다. 동묘. 동묘역에서 내려 벼룩시장을 지나 좌측으로 진입하면 입구가 보인다. 동묘는 동대문 밖에 있는 사당으로 관우를 모시는 곳이다. 한자 문화권이니 중국으로부터 여러 가지 문물을 전해 받았던 우리는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재물의 신 관우 숭배 사상까지도전해받은 모양이다. 넓지 않은 공간에 주신 관우상과 4구의 협시 장군을 모신 전각이 자리 잡고 그 앞에는 제사 준비에 필요한 전각 2채가 나란히 마주 보고 있다. 입구에는 잡인의 출입을 막는 표석도 보인다. 삼국지를 읽은 우리 세대는 관우가 어떤 인물인지 익숙하지만 그가 어떻게 제후가 되었다가 왕이 되었다가 황제가 되었다가 신의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는지는 잘 모른다. 걸..
2022.09.14 -
20220901-추억여행3-고려대학교
40년 전의 추억을 더듬어 모교 고려대학이 있는 안암동을 다녀왔다. 예전엔 전철이 없어 버스로만 가야 했는데 6호선이 뚫리면서 접근성이 좋아졌다. 고대역 1번 출구로 나오니 바로 경영대로 이어졌다. 정확히 40년 전 19살이 채 안 된 어린 나이에 학업을 위해 서울에 나 홀로 남겨졌던 곳. 입학 성적이 우수해 기숙사에 당첨된 나를 위해 어머니는 짐을 옮겨 주시고 대구로 내려가는 길에 대전까지 눈물이 쏟아져 어떻게 내려갔는지 몰랐다고 나중에 말씀해 주셨다. 어머니에게도 아들과의 첫 이별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던가 보다. 나보다 잘 난 선남선녀들 속에서 나의 열등감과 외로움이 폭발했던 교정. 1987년 졸업 후 한 번도 가보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만 2012년 딸이 고려대에 입학원서를 내고 시험을 치는 동안 같..
2022.09.14 -
20220831-구봉양식장.대부해솔1길
팔월의 끝자락. 서늘한 바람이 불어 새우가 나올 때면 늘 들리는 구봉 양식장을 올해도 다녀왔다. 수조에는 새우가 가득 차 있고 활기차게 움직인다. 가격은 전년에 비해 새우는 5,000원, 버터구이도 2,000원 오른 것 같았다. 큰 새우가 한 마리가 들어간 라면으로 부족한 탄수화물을 보충한 후 대부해솔1길을 걷는 것이 정석이다. 해솔길 끝에서 만나는 일몰 조형물. 출발점에서 대략 왕복 100분을 투자하면 직관할 수 있다. 평일임에도 해솔길을 걷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새우로 채운 기운을 모두 땀으로 배출했다.
2022.09.14 -
20220825-국립중앙박물관
국립 중앙 박물관을 다시 찾았다. 아내가 모임으로 집을 비우는 틈에 나는 내가 좋아하는 박물관으로 향했다. 지난번 방문에선 사유의 방만 급하게 보고 왔던 터라 제대로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1층만 관람했다. 그래도 1시간 넘게 걸렸다. 평일 비 오는 궂은 날씨에도 관람객이 많아서 놀랐다. 우리 시민들의 문화욕구가 그리 큰 줄 처음 알았다. 그에 비례해 박물관의 시설 수준이나 유물 수준도 상당했다. 간혹 외국인들도 한둘 보였다. 입구 우측 선사유물 전시관을 시작으로 n자 모양으로 동선을 시대별로 정렬해 놓아 보기 좋았다. 좌측 마지막 전시관이 조선 말기... 어린아이들이 역사 관련 학습장을 들고 이곳저곳을 다니며 역사 공부에 열심인 것이 보기 좋았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유치원 아이들이..
2022.09.14